“네가 내 아들 대신 제국에 가 주었으면 한다.” 마녀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이스는 스승의 목숨이 담보로 잡히는 바람에 원치 않는 남장을 하고 제국으로 건너간다. 술탄의 노예병 사이에 섞이게 된 그녀는 칼릴이라는 금발 소년을 만나게 되고, 그의 호박색 눈동자는 이스를 좇는다. “내가 살던 방은 늘 초가 켜져 있었어. 언제부턴가 까마귀 한 마리가 날아와 창가에 앉곤 했지. 틈새로 조금씩 빵 부스러기를 던져 주면 창살 사이로 고개를 들이밀고 먹더군.” “창살?” “갇혀 있었거든, 아주 오랫동안.” 유리구슬 속에 갇힌 태양 같은 눈을 가진 묘한 소년. 도시를 점령한 반란군의 위협 속에 두 사람은 함께 힘을 합쳐 위기를 넘기지만 칼릴은 홀연히 사라져 버린다. 6년의 시간이 흐르고, 수도의 궁정학교에서 교육을 받던 이스 앞에 칼릴이 나타난다. 다시 만난 칼릴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네 쓸모를 보여 봐. 그러면 술탄을 만나게 해 주지.” 그런데 어째서 자신은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걸까?
“날 증오하겠지?”“증오하지 않아요. 당신에게 그런 기회를 준 건 바로 나 자신이니까. ……놓을게요. 이제 그만 당신을 놓아줄게요.”일평생 복수심 하나만으로 감정 없이 살아온 조의마루 선후.그에게 아라는 그저 복수를 완성할 수 있는 ‘도구’일 뿐이다.하나, 거짓 없는 맑은 웃음에 자꾸만 눈길이 머물고그녀를 갖고 싶은 끝없는 욕망에 흔들리고 만다.그의 복수를 위한 덫은끝내 그녀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데…….고구려 건국 이래 세력 확장이 가장 왕성했던 태왕의 시대,오직 복수만을 목표로 살아온 남자, 선후.아버지의 외면 속에서 ‘사랑’을 두려워하게 된 여인, 아라.잔인한 운명으로 얽힌 두 사람을 둘러싼 혼돈의 소용돌이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