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지금부터 시작이야’라고 말해주면 좋겠어.스물다섯이 되는 동안 변변한 연애 한 번 못 해본 여자 장유진.간단하지 않은 가정사를 가진 그녀에게 사랑은 잔뜩 겁을 먹게 만드는 모험이었다.상상 속에서나 등장하는 봉황처럼 현실에 절대 존재할 수 없을 것 같은 남자 강지훈.사랑에 아무 관심 없던 그의 인생으로 어느 날 말갛게 예쁜 여자 유진이 조용히 걸어 들어왔다.“너무 늦은 시간에 메시지 보내고 그러지 마. 나 좋아한다고 오해하기 딱 좋으니까.”신의 은총을 몽땅 다 받아놓고도 절대 겸손하지 않은 잘난 척 대마왕 지훈과,“잘난 척도 적당한 선까지만 하면 참 좋을 텐데 말이죠.”태어나 처음으로 자신 안에서 몽실몽실 터지던 낯선 감정에 속절없이 빠져 버린 유진은 느린 템포의 사랑을 시작한다.“너를 온 마음으로 사랑하길 정말 잘했어.”버려야 할 것도, 포기해야 할 것도 많은 사랑에 용감히 빠져든 지훈과 줄 수 있는 거라곤 오직 변치 않을 마음뿐인 유진.세상에 다쳐 상처투성이가 된 여자를 자신이 지배하는 세상으로 이끈 남자는 그렇게 사랑을 시작한다.
“제 운명이 폐하를 찌를 것입니다. 저를 곁에서 내치지 않으면 폐하가 다치십니다.” 황조를 수호하는 신녀이되, 지존을 해할 비극적 운명까지 함께 갖고 태어나 버린 가희. 그 가혹한 운명을 홀로 삭이며 지내던 어느 날 황제가 될 이가 그녀를 찾아온다. “곁에 있으라, 운명조차 바꿀 것이다.” 수수한 목련 같은 가희를 첫눈에 사랑하게 되어 버린 치오. 처음으로 갖고자 욕망하게 된 단 하나의 사랑을 감히 운명 따위에게 빼앗길 수 없었다. “네 눈앞에서 황제를 찢을 거야.” 건널 수 없는 강을 사이에 둔 그들 앞에 또 하나의 시련으로 찾아든 무진. 늘 형의 그림자로 살고자 했다. 근본을 뒤흔드는 사모의 감정을 느끼기 전까진. 거센 운명의 파도에 뒤엉킨 세 사람. 그들의 비극적 서사를 담은 운명의 수레바퀴는 과연 어떤 결말로 향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