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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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짐승

“나 사실 민새연 씨 좋아해요. 오랜 팬이거든.” 피아노뿐이던 새연의 세상이 무너진 건 순식간이었다. 사실 여부를 알 수 없는 추잡한 스캔들. 그것은 단번에 새연을 밀어뜨렸고, 아버지가 해결책으로 들이민 것은 계약 결혼이었다. “안 믿겨요? 내가 당신 좋아한다는 거.” 그것도 난잡하고 불량한 남자와의 결혼. 윤희건이라는 사람은…… 장난과 위압 사이를 쉴 새 없이 넘나들었다. 상대를 짓누르며 긴장 속으로 떠밀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능청스럽게 눈을 접어 보였다. “모르던 취향이 개발되는 기분이에요. 우울한 여자들 재미없던데, 왜 만나는지 좀 알 것 같네.” “전 우울하지 않아요.” “그럼 이것도 나를 무시하는 건가?” 짐승을 대하는 기분에 그를 외면하고 싶었지만, 그럴수록 그는 제 목줄을 새연의 손아귀에 밀어 넣었다. “그러면 안 되나요?” “나 꼬셔요, 지금?” “…….” “큰일 났네……. 이거 의외로 재밌네요. 여태까지는 예쁜 거 보고 참았는데, 이제는 정말 재밌어지려고 해요.” 이 목줄을 끌어당길까, 밀어낼까. 끌어당긴다면, 그를 길들일 수 있을까.

닉몰

#가상국가 #홍콩st #쌍방구원 #지배층의개X탈출희망자 #살인귀남주 #멍멍이남주 #살벌한듯다정한남주 #남장여주 #조련사여주 #기죽지않는여주 산장에 짐승이 있어. 그게 네 몫이다. 쾌락과 고통, 권력과 무력이 공존하는 끔찍한 섬, 낙차이. 그곳에서 서커스단 조련사로 일하던 제이는 낙차이의 지배자로부터 짐승을 길들이는 일을 받는다. 그러나 정작 명령을 받고 찾아간 곳에는 철창에 갇힌 살인귀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데…… “나는 너만 기다려.” “…….” “네 세계로 돌아간 네가 나한테 올 때까지, 계속.” 짐승 대 조련사, 혹은 사람 대 사람.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관계 속에서 둘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하지만 명심할 것, 낙차이는 죽음이 난무하는 곳. 발을 들인 이상 누구도 쉽게 빠져나갈 수는 없다. [미리보기] 검게 가라앉은 시선의 남자는 집요하게 제이의 눈을 들여다보며 손을 내렸다. 쇄골에서부터 흘러 내려간 손은 가슴을 감춘 붕대를 스쳐 지나 허리에 닿았다. “…아.” 허리에 손이 닿은 순간, 제이는 약한 숨을 내뱉었다. 남자는 그 희미한 숨이 제 영역 밖으로 번지지 못하게 바짝 그녀와의 거리를 좁혔다. 이윽고 양손으로 제이의 허리를 붙잡았다. 정말 손아귀에 다 감싸지는 허리를. 남자는 그 허리를 감싸고 난 뒤 탄성을 흘렸다. 그 낮은 숨을 코앞에서 맞이한 제이는 바닥으로 시선을 내리깔고 숨소리가 많이 섞인 음성으로 말했다. “이 정도는, 안 아파.” 그 말에 남자가 조금 더 힘주어 허리를 붙잡았다. “읏, 그건 좀 아픈데.” 이것보다는 약하게. …너무 작고 약하다. 조련사라는 말이 무색하게 부드럽고 말캉거려 조금만 힘을 주면 허리가 뒤로 꺾여 반으로 접힐 것만 같다. 어쩐지 속이 답답해진 남자는 잘린 숨을 토해내듯 뱉어냈다. 마지막으로 그의 손이 향한 곳은… 제이의 눈이었다. 나비라도 내려앉은 듯 나풀거리는 속눈썹을 지나, 진한 쌍꺼풀을 지나… 조금 붉어진 눈꼬리 뒤, 점. “읏.” 제이는 남자가 눈가의 점을 만지자 작게 몸을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