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넘음
선넘음
평균평점
사직서를 내던지고

엄마에게 퇴사 소식을 전해야 할 시간이었다.  내가 한 결정을 처음으로 입 밖에 내야 하는 순간. 전화를 들고, 엄마의 목소리를 듣기도 전에 수많은 감정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걱정, 불안, 후련함, 그리고 미묘한 해방감까지. 하지만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나는 이미 마음을 굳혔다.  이제는,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전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방 안은 숨 막힐 듯 고요했다. 손끝이 떨리는 걸 억누르려 주먹을 꽉 쥐었다가 펴기를 반복했다. 휴대전화를 집어 드는 순간, 심장이 터질 듯 쿵쿵거렸다. 가슴 한가운데에 커다란 돌덩이를 올려놓은 것처럼 숨이 막혔고, 목은 바싹 타들어 갔다. 전화를 걸기 전까지도 망설임은 가시질 않았다. 하지만 더는 미룰 수 없었다.  ‘엄마한테… 말해야 해.’  결국, 손끝이 떨리는 것도 잊은 채 화면을 터치했다. 신호음이 귓가를 울리는 동안, 머릿속이 새하얗게 지워졌다. 불안과 긴장, 그리고 알 수 없는 감정들이 한데 엉켜 가슴을 조였다. 단 몇 초였을 텐데, 마치 몇 시간을 기다린 것처럼 숨이 턱 막혔다. 그리고 마침내, 너무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