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설에 세 여자가 빙의했다. 그것도 전부 하나같이 주옥같은 결말의 엑스트라로. “저는 바람둥이 서브남 짝사랑하다 의문사당하는 약혼녀예요. 하하!” 내 씁쓸한 말에 앞에 앉아 있던 사브리나가 썩소를 지었다. “저는 흑막의 밤시중을 들다 복상사당하는 하녀랍니다.” “와우…….” 우리 둘의 시선은 어느새 두 손을 꼭 모아 쥔 채 움츠리고 있는 여인에게 닿았다. 이름이 릴리안느이던가?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아 전……. 남주의 시한부 첫사랑이요…….” “아…….” “저런…….” 언제 뒤져도 이상하지 않을 주옥같은 인생! 이렇게 된 김에 꼴리는 대로 살자! 유비와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 하듯 의기투합한 우리는 정말 꼴리는 대로 막살았다. 그런데…… “그만큼 놀았으면 됐잖아. 이제 내 옆으로 돌아와, 클레어.” 이 쓰레기놈이 뭐라는 거야? 설마 너…… 이런 쪽이 취향이었던 거니……? 게다가 흑막은 왜 사브리나한테 쩔쩔매는 건데? 그리고 시한부 릴리안느는 사교계의 여왕벌로 불리며 팬클럽까지 생겼다고? 그저 남은 인생 막살아보려고 한 것뿐인데……. 어쩌다 제국 제일 잘나가는 3인방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