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두고 정혼자가 죽었다. 그런데 사고도 아니고. “살해?” 그러나 경찰도, 언론도, 가족도 모두가 진실을 외면한다. “……나 분명히 범인 어떻게 생겼는지 봤어요. 뉴스에 나온 그 사람이 아니야.” “뉴스에 나온 그 사람 맞아. 주변 CCTV에도 다 찍혔고, 젊은 남자 같은 건 없었어.” 모두가 외면하겠다면, 그저 오롯이 혼자 감당하면 된다. 그날, 정혼자의 집에서 마주한 피투성이의 남자. 내 연인을 그렇게 만든 사람. 그 잔인한 행동을 왜 저질렀는지, 뭘 얻기 위해 그랬는지 용납할 수도, 도무지 이해할 수도 없는 사람. 우경 건설 도태하 전무. “내가 너 꼭 죽여 버릴 거야.” “목소리가 아까보다 끌리네요.” “네가 저지른 짓들보다 가장 잔인하게.” “아, 더 해 봐요.” 이쪽은 절실하기 그지없는데, 남자는 그저 놀잇감 하나 다루는 듯한 기색이었다. “조만간 만나요. 내가 찾아갈게.” 그녀의 계획은 실패했고, 남자는 제 생각보다 훨씬 비정상적이었다. 누군가 제 목숨을 노린다는 걸 눈치챘으니, 이젠 다음 계획으로 넘어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