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버린 상사를 다시 만난 소감 어떻습니까?” 하룻밤으로 불과할 줄 알았던 인연이 상사가 되어 나타났다. 고아 취급에 하대받는 신세인 여자. 남자가 자신에게 선을 긋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분명 그랬는데. 고작 하룻밤 안아 본 여자에게 쏟아지는 갈증. 윤언그룹 2세이자 불굴의 철벽을 자랑하던 정언은 충동적으로 연우에게 무모한 제안을 한다. “기한은 내가 충족할 때까지, 몸을 섞는 것. 내가 만족할 때까지 채연우 씨를 놔주지 않아도 괜찮은지 묻는 거예요.”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정말 후회하지 않겠어요?” “네. 후회 안 해요.” 남자란 패가 연우의 손에 쥐어지자 그간의 서러웠던 감정들이 유실했다 돌아온 기억처럼 떠올랐다. 남자는 기서라가 가지지 못한 것 중 연우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 “걱정할 거 없어요. 처음이 어렵지, 몇 번 해보면 금방 적응될 거예요.” 팽팽하게 당겨진 넥타이를 쥔 연우의 손목을 정언이 거세게 움켜쥐었다. 넥타이가 연우의 손가락 사이를 부드럽게 스치고, 정언의 손길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미묘한 긴장감이 공기 속에 가득 찼다. “벗기거나 조이거나 둘 중에 하나만 잘해도 되거든.” 그 순간 정언이 의연하게 억누르던 욕망의 빛이 번지며 돌변했다. 단 한 번 거스른 충동의 끝이 충족이 될 줄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