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제가 도련님의 시중을 드는 것을 허락해 주세요. 자신의 새로운 하녀를 마주한 카스피안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하다 하다 말도 못 하는 애를……. 내일 날이 밝는 대로 내보내.” 그 명백한 축객령에도 코델리아는 공자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왜 그렇게까지 여기에 있고 싶어 하는 건데……?” 가문의 버려진 자식. 시골에 유폐된 자신을 진심으로 따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수상할 정도로 저를 쫓는 코델리아만 빼면. 유독 신경이 쓰이는 이 아이도 제게 뭔가 바라는 게 있는 것이리라. 이번에도 거리를 두는 게 낫겠지. 그래서 모진 말을 뱉었다. “……나는 네가 필요하지 않아.” 머지않은 날. “그러고 보니 네 이름을 아직 못 들은 것 같은데.” 누구보다 가까워질 사람인 줄도 모르고. “코델리아…… 예쁜 이름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