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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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꽃

버들의 나이 여덟. 완벽한 천애고아가 되었다.녹록지 않는 세상, 삶의 희망은 산적에게 납치되었던 의언니 산야를 찾는 것뿐.어딘가에 살아 있을 것이라 믿고 그녀를 찾아 헤맨 세월이 12년.거짓 상투 틀고 총각 행세하며 약초를 캐다 팔았다.저잣거리에서 붙은 높은님네와의 시비.돌보아 주는 거지 아이의 도움으로 봉변은 피했는데,왜 하필 똥지게를 걷어찬 거니? 너 나 도와준 것 맞니?후환이 두려워 냅다 튀면 무얼 하나.절벽 끝에 매달려 약초 캐다 만나게 된 건 그 똥지게 똥물 튀었던 높은님네 회린인데.투닥거리다 죽을 지경이 된 그를 구해줬더니 이 공자님 나한테 좀 잘해주네?하긴. 그래도 내가 생명의 은인인데. 잘해 줘야지.동생까지 하라고요? 그래. 좋지요. 나야. 든든한 배경 하나 생기는 걸.착한 일을 해서 그런가? 꿈에도 찾던 산야를 만났다. 눈물이 앞을 가려 마냥 어린애가 된다.산야 성. 우리 예전처럼 같이 살자. 한 방서 잠도 같이 자고, 냇가에서 멱도 같이 감자. 성이 내 등 좀 밀어줘.어릴 때처럼 산야 성 앞에 저고리 훌러덩 벗고 등을 내미니 귓불 벌게진 산야 성이 황급히 도망을 간다. 뒷간이 급한가? 12년 묵은 등에 때나 좀 밀어주고 가지.형도 돼 줘야 하고, 언니도 돼 줘야 하는 회린의 속사정을 모르는 버들.버들은 오늘도 형과 언니가 있어 행복하다.

마이 레이디(My lady)

『이상한 사람 아니에요.』 『충분히 이상한 사람이에요. 처음 본 사람에게 청혼을 하는 사람은.』 낯선 땅 하와이.  흐린 바다 빛 눈동자로 손을 내민 남자. 그녀에게 그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뭘 바라셨나요?』 『운명 같은 거? 난 그랬어요. 당신에게.』 어두운 무대 위. 내리는 빛 속, 안아주고 싶은 유리꽃 같은 여자. 그에게 그녀는 운명이었다.  『다음엔 목걸이를 줄게요.』 『그 다음번엔 발찌를 줄 거예요.』 『예쁜 왕관을 씌워주고.』 『마지막엔 반지를 줄게요.』 『그렇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나로 채워지면.』 『나는 당신의 운명이에요.』

박히다

[15세 개정판]“돌아와서 기뻐. 돌아온 당신이 혼자라서 더 반갑고.”배우, 윤한조. 매니저, 유선주그것이 그와 그녀를 정의하는 단어였다.하지만 그 단어를 넘어서는 감정을 품게 된 순간 선주는 떠날 수밖에 없었다.그를 욕심내는 마음으로부터 그를 지키기 위해.6년이 흐른 지금. 그가 앞에 있었다.마치 13년 전 겨울, 그가 첫눈에 박혔던 것처럼.“난 왜 늘 당신을 보면서도 몰랐을까.당신의 모든 것이 나를 향해 있었는데.”그녀는 한조의 눈 속에 담긴 깊은 후회를 보았다.그 후회는, 그녀가 깊게 묻어 버렸던 감정과 닮아 있었다.“이번엔 당신이 받아. 내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