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
시크
평균평점 2.75
사냥, 독
2.75 (2)

- 남편의 장례식장에 그가 나타났다.언제 왔어요?물으려다가 수정은 입을 닫았다. 어젯밤 그의 품에 안겨 잠들 때와는 기분이 달라졌다.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든 그녀로서는 경계해야 할 대상.적의 신분을 고스란히 알려 주듯 앉아 있는 강현준은 컸다. 넓은 어깨 근육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셔츠를 입고 있어서일까.그런 이미지가 섹시했다. 그를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자신이 싫다.강현준이 밉다.“기척 좀 해요. 무섭게 생긴 사람인 거 알죠?”그의 등장에 별다른 감흥이 없는 듯 수정이 스텐 볼을 개수대에 넣으며 말했다.“금시초문인데.”낮고 굵은 저음의 보이스가 그의 야하고 퇴폐적인 이미지에 헌신한다.신혼여행, 그 며칠이 그에 관한 의식을 완전히 뒤바꿨다. 원래 편한 적 없지만 더 편하지 않은 사람으로.스윽, 그가 일어서는 게 느껴졌다.수정은 잠시 멈췄던 손을 움직여 레버를 올렸다. 쏴아아, 시원스레 쏟아지는 물줄기가 스텐 볼을 채우기 시작했다. 다른 조리도구들을 볼 안에 담그며 자연스럽게 행동했지만 사실 편하지 않았다. 그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걸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녀의 옆으로.“…….”그가 멈춰 섰다.탁.그러고는 수정을 대신에 레버를 내렸다. 잠시 공간을 채웠던 물소리가 끊기자 꿀꺽, 침을 삼키는 소리까지 그에게 들릴 것 같았다.이곳에서 어쩌면…….수정은 알 것 같았다. 느낌이 강력했다.조리대에 반죽을 긁어내던 고무 주걱이 하나 남았다. 그것을 들어 스텐 볼에 넣으며 수정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오늘 안 올 줄 알았는데.”“나도 그럴 줄 알았어.”<[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진저리
2.75 (2)

“그러게. 내가 너무 자비로웠나.”대꾸하는 태준의 말투가 서늘했다.“덕분에 잘 먹고 잘 살았나 봐. 오기 전보다 살도 오른 것 같은데.”이어지는 말에 태준의 비아냥이 느껴졌다.“뭘 했기에? 마음이 편했어?”마음이, 편해…?사실 그가 형을 죽인 자신을 일부러 이곳에 가둬놓았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었다.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도시에서 힘겹게 신경 썼던 것들을 다 놓아 버려서 오히려 그녀의 삶은 더 편해졌다.그녀는 분명 그가 의도했던 것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지민이 어렴풋한 생각으로 아무런 답을 하지 않자 태준이 천천히 눈썹을 치켜떴다.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침묵이 길어지자 그의 표정이 싸늘해졌다.“음?”태준이 되물었고 지민은 눈을 들어 잠시 상황을 파악했다.“사람이 말을 건네면 오는 말이 있어야지. 내가 벽에 대고 혼자….”“…….”“개소리를 지껄이는 것도 아닌데. 응?”<[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진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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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내가 너무 자비로웠나.”대꾸하는 태준의 말투가 서늘했다.“덕분에 잘 먹고 잘 살았나 봐. 오기 전보다 살도 오른 것 같은데.”이어지는 말에 태준의 비아냥이 느껴졌다.“뭘 했기에? 마음이 편했어?”마음이, 편해…?사실 그가 형을 죽인 자신을 일부러 이곳에 가둬놓았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었다.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도시에서 힘겹게 신경 썼던 것들을 다 놓아 버려서 오히려 그녀의 삶은 더 편해졌다.그녀는 분명 그가 의도했던 것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지민이 어렴풋한 생각으로 아무런 답을 하지 않자 태준이 천천히 눈썹을 치켜떴다.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침묵이 길어지자 그의 표정이 싸늘해졌다.“음?”태준이 되물었고 지민은 눈을 들어 잠시 상황을 파악했다.“사람이 말을 건네면 오는 말이 있어야지. 내가 벽에 대고 혼자….”“…….”“개소리를 지껄이는 것도 아닌데. 응?”<[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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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의 장례식장에 그가 나타났다.언제 왔어요?물으려다가 수정은 입을 닫았다. 어젯밤 그의 품에 안겨 잠들 때와는 기분이 달라졌다.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든 그녀로서는 경계해야 할 대상.적의 신분을 고스란히 알려 주듯 앉아 있는 강현준은 컸다. 넓은 어깨 근육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셔츠를 입고 있어서일까.그런 이미지가 섹시했다. 그를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자신이 싫다.강현준이 밉다.“기척 좀 해요. 무섭게 생긴 사람인 거 알죠?”그의 등장에 별다른 감흥이 없는 듯 수정이 스텐 볼을 개수대에 넣으며 말했다.“금시초문인데.”낮고 굵은 저음의 보이스가 그의 야하고 퇴폐적인 이미지에 헌신한다.신혼여행, 그 며칠이 그에 관한 의식을 완전히 뒤바꿨다. 원래 편한 적 없지만 더 편하지 않은 사람으로.스윽, 그가 일어서는 게 느껴졌다.수정은 잠시 멈췄던 손을 움직여 레버를 올렸다. 쏴아아, 시원스레 쏟아지는 물줄기가 스텐 볼을 채우기 시작했다. 다른 조리도구들을 볼 안에 담그며 자연스럽게 행동했지만 사실 편하지 않았다. 그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걸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녀의 옆으로.“…….”그가 멈춰 섰다.탁.그러고는 수정을 대신에 레버를 내렸다. 잠시 공간을 채웠던 물소리가 끊기자 꿀꺽, 침을 삼키는 소리까지 그에게 들릴 것 같았다.이곳에서 어쩌면…….수정은 알 것 같았다. 느낌이 강력했다.조리대에 반죽을 긁어내던 고무 주걱이 하나 남았다. 그것을 들어 스텐 볼에 넣으며 수정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오늘 안 올 줄 알았는데.”“나도 그럴 줄 알았어.”<[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