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 마을로 이사 가기로 했다.” 온 세상이 눈으로 하얗게 뒤덮인 날, 부모님이 한 말에 나는 그만 당근을 떨어뜨렸다. 갑자기 이사라니, 그것도 맹수들이 득실득실한 곳으로! “……천사님?” 그렇게 쫓기듯 이사 가게 된 육식 마을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 “난 레아나 좋아해.” 테라스 너머 들려오는 소리에 심장이 내려앉았다. 혹시라도 들킬까 봐 쭈그리고 앉아 있는 내 모습이 비참해 보였다. 아무래도 짝사랑의 종점을 찍어야 할 때가 온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