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트
오하트
평균평점
태오의 여자

“내가 뭐, 잡아먹기라도 하나?” 시선을 마주한 채 천천히 걸음을 옮긴 태오가 비상계단의 출입문을 떡하니 막아섰다. 수연은 눈에 힘을 주고 그를 힘껏 올려다보았다. “…지금 뭐 하자는 건데?” “내가 뭐 하자는 건지 모를 수가 없을 텐데. 아니면, 모르고 싶은 건가.” 마음을 들여다보는 듯한 태오의 눈을 피해 수연은 고개를 내렸다. 그의 목울대와 가슴팍 언저리를 배회하던 눈동자가 다시금 턱을 지나 눈으로 향했다. “네가 자꾸 이러면, 정말 잡아먹고 싶어질지도 몰라.” 어느샌가 태오의 얼굴엔 야릇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 제 어깨 양옆으로 팔을 짚고 있는 남자의 잘 다듬어진 상반신이 눈에 가득 들어찼다. 활활 태워 버릴 것 같은 뜨거운 눈을 하면서도, 남자는 서두르는 법 없이 느긋하고 침착하게 굴었다. 욕망 어린 그의 뜨거운 눈길을 따라 제 몸에 불길이 번지는 것 같았다. 파도에 휩쓸리듯 이렇게 빠져들어도 괜찮을지 수연은 알 수 없었다. 끝을 알 수 없는 태오와의 관계가 저를 너무 멀리 데려다 놓지 않기만을 바랐다. 사랑에 직진하려는 남자와 우회할 수밖에 없는 여자가 아찔하게 빠져드는 로맨스.

붙들린 시선

지금까지처럼 부드럽고 상냥한 키스가 아니었다. 억눌렀던 걸 폭발시키듯 샅샅이 핥아대고 거침 없이 휩쓸었다. “들어가서… 해요.” “내가 뭘 할 줄 알고.” 수혁이 빤히 눈을 들여다보며 낮게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저 이제 어린애 아니에요.” 눈을 맞추고 있다가는 제 속을 들킬 것만 같아서 하경은 얼른 시선을 떨구었다. “들어가서 하면, 키스로 안 끝나. 어린애 아니라니까 잘 알겠지만.” 무슨 일이 벌어지든 각오하라는 말처럼 들렸다. 돌이킬 수 없는 밤이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