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으로 병실에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 백지아. 신비로운 피를 이어받은 ‘엘리아 바스티안’의 몸에서 눈을 떴다. ‘어떤 소설 속에 빙의된 거지?’ 도저히 기억은 나지 않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이번 생은 하고 싶은 거나 맘껏 하면서 남들처럼 평범한 삶을 살아 볼까? 그런데 이번 생도 쉽지 않을 것 같은 불안한 예감은 뭐지? 우연히 숙식도 해결되고 급여도 높은 칼리디움 저택의 하녀로 취업했는데……. 이 저택의 주인, 왠지 수상하다?! 조각같이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선 스테이크 대신 시뻘건 와인만 마셔 대는 ‘에반 칼리디움’ 공작. 알고 보니 그의 정체는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다는 뱀파이어?! “저 맛없거든요!” “달콤할 것 같은데?” “왜 하필 저예요?” “네 피는 내게 특별하니까.” “제가 공작님이 영영 찾을 수 없는 곳으로 도망간다면요?” “나는 한번 맡은 피 냄새는 절대 못 잊어. 지옥 끝까지라도 널 찾고 말 거야.” 그는 입술을 혀로 살짝 핥더니 빙긋 웃으며 나에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