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나랑 일 하나 해요. 가리지 말고.” 매번 빚만 떠넘기던 엄마가 이번엔 일곱 살짜리 아이를 동생이라며 문 앞에 버리고 사라졌다. 그리고 곧 들려온 건, 엄마의 교통사고 소식. 다시 무참히 깨진 일상에 절망하던 강여은 앞에 낯선 남자가 찾아와 명함을 내민다. 기온건설 전무 기승도. “그렇게 대놓고 빼니까, 개수작 부리고 싶네.” 향냄새를 풍기는 무채색의 남자는 돈을 받으러 온 게 아니라, 신세를 갚으러 왔다며 여은에게 손을 내민다. 기승도가 건넨, 위태롭고 매혹적인 두 가지 제안. 다음 봄이 오기 전까지의 동거, 그리고 한여름의 홍콩행. 그 남자의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제게 바라는 건 대체 무엇일까. 끝없이 경계하면서도 “필요한 게 뭐예요?” “말하면 줄 수는 있고?” 강여은은 결국 기승도의 손을 잡고 가장 뜨겁고 아름다운 계절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표지 일러스트: 아돌 타이틀 디자인: 도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