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꼬이고, 인간관계는 피곤하고, 심지어 술마저 끊어야 하는 고단한 상황에 처한 평범한 삼십 대 신지수. 결국 점집을 찾게 되지만 점쟁이는 심상치 않은 예언을 던진다. “대흉이야. 아주 옴팡진 대흉.” 대흉을 막으려면 귀인을 만나야 한다는 황당한 점괘를 받은 지수 앞에 나타난 건 의심스러울 정도로 매력적인 남자, 채주원. “시간 낭비하기 싫어서 미리 말해 둘게요. 그쪽이 어떤 생각으로 이런 자리에 나온 건지 모르겠는데, 나는 아닙니다. 우리 영감이 주선한 사람이랑은 안 하는 게 원칙이라서.” 뻔뻔하고 능글맞은 채주원은 첫 만남부터 지수를 당황시키는데, 하필이면 말로만 듣던 ‘귀인의 증거’를 우연히 목격하고 만다. “그래서 내 번호 딴 겁니까? 어떻게 한번 해 보려고?” 조용하게 살고 싶었던 지수 앞에 펼쳐진 혼돈의 상황. 그런데 불운 속에서 점점 드러나는 새로운 기회와, 피할 수 없는 끌림까지. “채주원 씨는 왜 나한테 다정해요?” “글쎄요. 신지수 씨한테는 그러고 싶은데요.” 인생 최대의 위기를 앞두고, 자꾸만 그녀의 앞에 나타나선 신경을 긁는 이 남자. 운명의 장난 같은 예언 속에서 지수는 진짜 자신의 ‘귀인’을 붙잡을 수 있을까. 일러스트: 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