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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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우연히 내다본 창문 너머 풍경 속에 고요히 머무르고 있던 자그마한 아이, 서남우. 가을처럼 청아하게 스며 온 그녀는 그의 가슴속 깊숙이 시(詩)가 되어 영글었다.네 말간 미소가 좋고, 네 순한 눈빛이 좋고, 네 나긋한 목소리가 좋고, 네 세심한 마음씀씀이가 좋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네 취향이 좋고.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로 좋은 것들투성이인데, 도대체 좋지 않은 것이 없어 난감할 정도인데. 서남우, 내 나무야…… 너만 그걸 모르지.품종 좋은 고양이를 닮은 도도한 남자 서이현 교수. 살금살금 가슴에 뿌리내린 수줍은 나무 학생과 사랑에 빠져 버렸다.

설야(雪野)

기필코 찾아내 차라리 죽여 버리고 싶을 만큼,나는 네가 그리웠다.적당껏 일신의 안위를 차리며 살다 죽으면 그뿐.다만 이 지루한 생이, 부디 견디기 버거울 만큼 길지는 않기를 갈망했다.류타에게 삶이란 고작 그 정도의 의미였다.빌어먹을 계집, 우에노 아키를 만나기 전까지는.“만약 내가 후작 부인의 자리를 내준다면,그렇다면 넌, 내가 원하는 걸 줄 수...

꽃송아리

왜인지 애련의 정을 자아내는 아이였다.저도 모르게 눈길이 가고, 눈길을 따라 마음이 흘렀다.연민의 정이리라 여겼다.버려진 가여운 아이,차마 외면할 수 없어 거두어들인 것뿐이라고.우애의 정이리라 믿었다.웃음이 유달리 고왔던 아이,누이처럼 여겨져 절로 마음이 가는 것이리라고.그 아이의 맑은 눈빛 속에서 소년은 사내로 자라났다.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여전히 그 ...

문플라워

이를테면, 그건 운명의 전조 같은 것이었다. 햇빛 좋은 가을날 은사에게서 걸려 온 전화도,자신의 아들을 맡아 달라는 간절한 부탁도.윤동주,너무 맑아 서러운 시인의 이름을 가진 탕아.멈추어 버린 시간 속에서의 삶으로,그렇게 그는 들어왔다.아름답게 오만한 그,무심한 듯 따사로운 그녀,그리고 이 세상 모든 밝음을 모아 빚은 듯한 금발의 아이.그들이 함께하는 일상...

샤인

다시는 너를 놓지 않는다. 너를 사랑해 내 가슴이 찢겨도,슬픔의 무게에 짓눌려 숨이 막혀도,너를 놓는 법을 나는 알지 못한다.네 사랑을 믿지 못해 너를 상처 입히고도 여전히 너를 사랑해서,네 손을 잡는 게 얼마나 뻔뻔한 짓인지 알면서도 돌아서지 못해서,자격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뒤늦게 너를 욕심내서, 그래서 미안해.미안한 줄 알면서도 결국 나 살자고, 살고...

지금, 라디오를 켜 봐요

살아온 시간은 후회되고, 살아갈 시간은 두렵던 서른둘의 봄.어느 날 문득, 지친 손을 뻗어 라디오를 켰다. “당신은 늘 당신이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희수 씨는 내가 지금껏 봐 온 그 어떤 사람보다 특별해요. 그건 다른 무엇도 아닌, ‘신희수’란 사람의 내면 그 자체에서 비롯되는 특별함이기 때문에 희수 씨가 어떤 자리에...

어루만지다

정문주, 삐죽빼죽 날카로운 가시를 잔뜩 세운 채 묘하게 신경 쓰이는 남자와 결혼했다. 그랬더니…….덤덤하고 무심한 얼굴로 은근히 따스한 마음을 내비치는 그에게 자꾸만 마음이 간다. 강석원,세파에 시달릴 대로 시달려 빛바랜 마음으로 사랑하지 않는 여자와 결혼했다. 그런데……. 도도하고 새침한 얼굴로 너무도 따...

바람이 분다

로이 맥클레인, 바다의 반짝임을 닮은 피아니스트첫사랑을 에이즈로 잃은 이후로 난 다시는 사랑하지 못할 줄 알았어요.그 애처럼 예뻐 보이는 여자는 세상에 더는 없을 줄 알았거든요.그런데…….첫사랑과 같은 이름을 가진 당신이 보낸, 시에라리온에서 온 팬레터.모래 빛 바람을 담은 한 통의 편지가 모든 걸 바꿔 놓았죠.어떡해요. 당신 생각...

바람이 바다를 지날 때

매순간 저 여자 이수안을 의식한다. 한정된 시간.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여자. 이 두 난관을 타개해 볼 방책은 저돌적인 정면 돌파, 그 하나. “짧은 시간이지만 최상의 연애를 해 봤다고, 내가 그렇게 만족하도록 해 줄 수 있나요?”이제 전초전은 끝. 출발 신호가 울렸고, 목적지를 알 수 없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다만 아는 것은 가슴...

문플라워 - 두 번째 이야기

행복한 괴짜들의 기묘한 듯 평이한 일상.천재라 불리는 성공한 화가, 윤동주.그저 그림이 좋을 뿐인 무명 화가, 천사라.그들이 기적이라 부르는 소년, 로이.괴짜들의 도시 뉴욕 맨해튼. 그곳에는 사랑에 빠진 괴짜들이 살고 있다.그러나 아직은 사랑에 서툰 그들. 알 듯 말 듯한 꿈과 행복과 사랑을 배워 가는 길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그래도 그들은 꿈을 꾸고, 행복을 찾고, 사랑을 한다. “우습죠? 예전엔 누군가를 사랑하는 거, 보고 싶어하는 거, 그런 거 참 소모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냥 혼자이면, 누구도 사랑하지 않으면, 쿨하게 살 수 있을 거라구요. 나만 생각하면서, 끝없이 자유롭게. 그런데 사랑하고, 보고 싶어하고 그런 거……. 소모적인 감정 낭비가 아니라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하네요. 돌아가고 싶은 곳이 있다는 거, 그거 사람 마음을 참…… 따뜻하게 만들어 줘요. 참 좋네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특별판 외전
5.0 (1)

우연히 내다본 창문 너머 풍경 속에   고요히 머무르고 있던 자그마한 아이, 서남우.   가을처럼 청아하게 스며 온 그녀는   그의 가슴속 깊숙이 시(詩)가 되어 영글었다.  ..

설야(雪野) 외전

설야(雪野) 종이책 출간 이후 애독자 분들을 위해 진주 작가님이 선보이신 특별 번외편과  광복 70주년 기념 단편 외전 <해원> 공개!!

어루만지다 외전 - 다정다감
5.0 (1)

정문주,    삐죽빼죽 날카로운 가시를 잔뜩 세운 채    묘하게 신경 쓰이는 남자와 결혼했다.    그랬더니…….   덤덤하고 무심한 얼..

꽃송아리 외전 - 만추(晩秋)의 연

만추(晩秋)의 연 왜인지 애련의 정을 자아내는 아이였다.  저도 모르게 눈길이 가고, 눈길을 따라 마음이 흘렀다.  연민의 정이리라 여겼다. 버려진 가여운 ..

샤인 외전 - A Midsummer Night's Dream

A Midsummer Night’s Dream 보지 않으려 애써 보아도,   사랑하지 않으려 발버둥 쳐 보아도,  내 눈은, 내 마음은 언제나 너를 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