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사북』의 모티브는 1980년 4월 21일 ‘동원탄좌 사북지역’ 광부들이 노동항쟁을 일으킨 데에서 기인한다. 열악한 환경 및 부당한 임금 책정 등에 대한 불만으로 목숨을 걸고 싸운 노동자들. 저자는 그 뜨거운 절규 위에 기발한 상상력을 새겨 넣었다. 형용하기 어려운 존재의 습격, 그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들이 바로 그것이다.역사적 사건과 토속신앙이 만나 빚어낸 그림은 한 편의 작품이 되었다. 시시각각 들이닥치는 ‘악귀’의 마수와 내면 서사로 엿보이는 심리전 등은 읽는 이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이 소설이 가진 흡입력은 잘 짜인 스토리에만 있지 않다. 사이사이 던져지는 철학적 사색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고민해 볼 법한 시사점을 정확히 조명하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