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작게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가은은어느 날 익숙하던 옆집이 공사판으로 바뀌는 것을 보고 기함한다.게다가 낯설게 바뀐 그 집에 새롭게 이사온 이웃은그녀가 본 적 없는 부류의 사납고 매서운 남자인데-.“가은 씨, 저 집 좀 이상하지 않아?”높은 담과 쉴 새 없이 드나드는 여자들.게다가 대낮부터 옷을 벗고 있는 걸 보면 그도 절대 평범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가은은 최대한 남자와 엮이지 않기로 다짐하지만.“누구 맘대로 들어온 겁니까.”“누가 이걸 집 앞에 떨어트리고 갔어요.”“고작 이딴 걸 전해 주겠다고 담이라도 넘은 겁니까?”낯설고 수상한. 거기에 성격까지 까칠하기 이를 데 없는 그녀의 이웃.가은은 이 오만한 이웃과 평화롭게 살 수 있을까?각자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힌 남녀가 만들어가는 달콤 쌉싸름한 연애기!서정윤 작가의 신작, 네 이웃의 취향.*일러스트 : NJ님
“원래 그렇게 아무 여자한테나 막 칭찬해 주고 그래요?” “나 지금 엄청 공들이는 거지, 입에 발린 칭찬 하는 거 아닌데.” 연애는 사치라 생각하는 유정. “나는 지금 진유정 씨 마음에 들어 보려고 용을 쓰는 중이란 말입니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느슨하게 만드는 남자, 승환. “먹고사느라 바쁘다고 했죠? 그럼 내가 그 둘 중의 하나를 해결해 줄 테니 남는 시간에 나랑 연애를 하면 되겠네.” “해결이라뇨?” “내가 음식 하나는 기가 막히게 만들잖아요. 먹고, 사는 일 중 먹는 일은 내가 해결해 줄게요. 그 먹는 동안이라도 나랑 연애합시다.” 계절이 소리 없이 바뀌듯 날씨가 변덕을 부리듯 유정의 마음도 흔들리고 있었다.
*본 작품은 19세 관람가 작품을 15세이용등급에 맞게 클린버전으로 수정한 작품입니다.하준은 수인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원한다면 무슨 짓이라도 해 주고 싶을 만큼.“뒤도 밟아 주고 모르는 것 다 가르쳐 줄 테니까 나한테 와요.”“…….”“절대 후회하지 않게 해 줄 테니까 나한테 와요. 은수인 씨.”지난 사흘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수인에게 말하지 않을 작정이었다.사실을 털어놓느니 감정에 호소하는 게 훨씬 효과가 좋다는 걸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내가 재기하려면 당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한 번만 도와줘요.”그가 바란 대로 수인의 눈빛이 파르르 흔들렸다.***수인은 그런 그가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키스, 해도 돼요?”지나가듯 들려오는 그의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옳고 바른 사람.스캔들 한번 나지 않았던, 아니 그가 여자를 만난다는 소리 한번 들어 본 적 없다던 이야기들.“다 가르쳐 준다면서요. 주인공들 키스 시켜야 하는데 키스해 본 게 하도 오래전이라….”핑계라고 하기에도 우스운 핑계를 다 대기도 전에 몸이 휙 끌려갔다.시작은 분명 필요에 의한 관계였다.어차피 벌어져 버린 일. 되돌릴 수 없다면 이 순간을 그저 즐기는 수밖에.
[15세 개정판]“…왜 그러셨어요?”“네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어도 도와줬을 거야.”“그걸 묻는 게 아니잖아요. 다들 오해하잖아요. 같이 자는 사이라고 하면 어떡해요.”“그래서, 억울해?”어쩌다 이리 까마득하게 어린 후배를 마음에 품게 되었을까?“기왕 이렇게 된 거 우리, 그런 사이 하자.”언제부터 저 얼굴이 사랑스러워 보이게 된 거지?“……지금 저더러 같이 자자는 말씀이세요?”“누가 잠만 자재?”“같이 자는 사이 하자면서요.”“하아, 진짜. 만나다 보면 뭐 이것저것 할 수도 있는 거고 언젠가는 같이 자기도 하겠지.”“선배님….”“그놈의 선배님 소리 집어치우고 나랑 만나 보자고.”정말 미친 게 틀림없다.
[본 콘텐츠는 15세 이용가로 재편집한 작품입니다.]어둠 속에서 서연은 울었다.“날, 두고 가지마. 제발.”그의 애원이 너무 저릿해서 울었고, 그의 손길이 너무 뜨거워서 울었고, 너무 아파서 울었고…… 어쩌면 그가 이 순간을 기억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그를 받아들이는 내내 눈물이 났다.내일이면 지워질 일. 나는 누군가를 대신하고 있을 뿐.언젠가 이 밤을 떠올릴 때마다 난 당신을 생각하겠지.난 당신에게 잊혀져가겠지만 기억할 수 있는 것이 생겨서 난 기뻐.혹시라도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에도 당신의 곁에 누군가가 없다면…… 그때는 내가 용기를 낼게. 그때는 부디 날 돌아봐줘요.
“5시간 17분.”성한은 느리게 손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더니 잔뜩 가라앉은 음성으로 중얼거렸다.“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그 시간 동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 같습니까.”“나, 나는…….”말을 더듬는 인영을 향해 그가 손을 뻗어 왔다.“그래, 차라리 오지 마라.”“…….”“이 방에 당신을 들이는 순간 망할 자식이 되는 거니까 오지 마라.”쥐어짜듯 읊조리는 성한의 말에 인영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자신처럼 갈등하고 있었을 그의 시간들이그가 한 마디 한 마디를 뱉어 낼 때마다 마음을 후빈다.“근데 와 버렸네.”성한은 쓰게 웃었다.“난 이제 말로만 듣던 개자식이 돼 버리게 생겼어.”절정의 순간 인영은 아주 잠시 그 생각을 했다.우린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오늘 밤 우린 어디까지 가는 것일까.하지만 분명한 것은 멈출 수가 없을 거라는 것.★ 본 도서는 15금 개정판 도서입니다.
나 자꾸만 이상해져. 네 눈빛이, 웃음이 신경이 쓰여.여기서 한 발짝만 더 내딛으면 영원히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 같아.이쯤에서 우리 그만 정리하자. 내가 그 한 발을 내딛기 전에.늙어 꼬부랑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곁에 남을 수 있는 친구로 돌아가.이수는 생각의 끝에서 입을 열었다.“우리 그만 만나자.”친구라는 이름으로 버틴 세월이 10년이야.나는 너에게 친구였을지 몰라도, 너는 나에게 늘 여자였었어.그만 만나자는 네 말에 이제 끝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어.이 지긋지긋한 우정의 가면을 벗어 던질 때가 되었다고.헤어지자던 이수에게 은재는 웃음을 보였다.“너, 실수한 거야.”“내 소원은…….”놀라 커다래진 눈망울을 손바닥으로 가리고 입을 맞추었다.“송이수. 널 빌 거야. 널 갖게 해 달라고. 그러니까 모르는 척 외면하지 마…….”음성에 담긴 간절한 욕망과 떨림이 고스란히 이수에게로 전해졌다.은재야, 떨고 있는 거니?★ 본 도서는 15금 개정판 도서입니다.
“내가 자자고 하면 어쩔 거예요?”은밀함과 아찔함으로 한 남자의 본능을 건드리는 여자 나세연.“이렇게까지 의도적으로 다가오는 이유. 이제 털어놓을 때가 되지 않았나?”어긋나 버린 계획의 중심에 서 있는 남자 이정욱.“아니라고 해 봐. 믿어 줄게.”그녀가 원한다면 믿어 줄 참이었다. 세상 사람들이 전부 아니라고 해도세연이 맞다면 맞다고 함께 우겨 줄 참이었다.“내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세연의 싸늘한 외면에 정욱은 내민 손을 거둬들였다.“차라리 매달려. 그렇게 도도하게 굴지 말고 비굴하게 매달리기라도 하란 말이야!”모든 걸 인정하는 듯한 분위기가 견딜 수 없이 싫었다.“처음부터 전부를 걸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어요.”체념 어린 세연의 말에 가슴 한구석이 소리를 내며 무너져 내렸다.★ 본 도서는 15금 개정판 도서입니다.
결혼을 열흘 앞두고 모든 게 엉망이 되어버렸다.예정대로였다면 새 신부가 되었을 그날 낯선 남자의 품에 안겼다.“후회, 안 해요?”참 이상한 남자다. 그저 즐기면 그뿐인 생면부지의 남자가 제 걱정을 해 주는 모습에 기분이 묘했다.아는 거라고는 실명인지 가명인지도 모를 ‘강찬욱’이란 이름뿐인데 그런 남자와 이러고 있는 게 싫지가 않다. 뜨겁다고 느껴질 만큼 따듯한 체온 때문일까. 아니면 몸을 섞어서일까.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그를 다시 만나버렸다.“위로가 필요한 날이었는데 생각나는 사람이 찬욱 씨뿐이라서요. 그래서 왔어요.”그가 필요했다.
의뢰인의 과거를 바꾸어 주는 남자, 윤승재. 어느 날, 다른 사람이 아닌 과거의 자신이 되어 눈을 떴다. 그 이후로도 자꾸만 30년 전으로 돌아와 수진을 만나게 된다. 마치 이끌려 들어오듯이. “아저씨.” “다시 불러 봐.” 오래전부터 아득하게 나를 부르던 목소리는 너였던 걸까. 저를 이곳으로 부른 게 수진이었다는 것을 안 순간부터 이렇게 될 거였는지도 모른다. 그냥 그런 밤이었다. 입술 하나에 까마득하게 오래되어 기억조차 나지 않던 위로를 받던 밤. 그래서 문득 혼자서 오래오래 견뎌야 하는 삶이 고독하다고 느껴지는 밤. 겁도 없이 입을 맞춰 놓고 잔뜩 긴장한 수진이 가늘게 몸을 떨고 있었다. 일러스트: 리을
사는 동안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목숨을 구해 준 이라든가 생명을 불어넣어 주느라 첫 입맞춤을 내어 주는 여자라든가. 그래서였을까. 한눈에 알아봐졌고 사랑이 시작되었다. ---------------------------------- 송태은은 신기하게도 한눈에 알아봐졌다. “정우재 씨?” 야리야리한 생김새와 달리 꽤 건조한 목소리다. “송태은입니다.” 알지, 송태은. 우재는 속으로 이름을 곱씹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이름이었다. 요즘도 가끔 그때의 꿈을 꾸었으니까. “나 어디서 본 적 없어요?” “네. 본 적 없어요.” 일말의 고민도 없이 들려오는 대답에 우재의 입꼬리가 슬쩍 들렸다. “그럴……. 뭐, 내가 착각한 거로 치죠.” 그럴 리가 없다고 말해 주려다 문득 얼마 만에 태은이 자신을 기억해 낼지가 궁금해졌다. 기억해 냈을 때 어떤 표정을 지을까. 놀랄까. 눈앞에 앉은 현재의 송태은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었다.
“보기보다 대담하네. 먹고 튈 줄도 알고.” 생면부지의 강욱과 윤은 폭설로 고립된 산장에서 잊을 수 없는 강렬한 기억을 남긴 채 헤어진다. 4년 후 우연히 재회한 두 사람은 다시 열락의 밤을 보내고, 강욱은 윤을 곁에 두려다 매몰찬 거절을 당하는데……. “만날 생각도 없으면서 그날은 왜 찾아왔는데?” “한번은 확인해 보고 싶었어요. 그때 그 사람이 진짜 당신이 맞는지.” “그때 산에서 뒹군 놈이 나였나…… 확인해 보고 싶었다? 근데 왜 싫다는 건데. 설마 해 보고 나니까 별로였어?” “……네. 별로였어요.” 뻔한 거짓말을 하는 그녀를 어쩐지 곤란하게 만들고 싶어졌다. “못 믿겠는데. 그 별로인 놈 등이 할퀸 상처 때문에 아직도 엉망이라서 .” 오기가 발동하는 순간, 지독한 열병은 시작되었다.
* 이 도서는 <브레이크 어웨이(Break Away)>와 연작입니다.“…어떻게 사람이 하나도 안 변해요?”“…….”곤란한 질문을 한 것도 아닌데 경욱이 살짝 미간을 찡그렸다.“난 대번에 알아봤는데.”“날 알아요?”아느냐니….그 말도 안 되는 질문에 소연은 울음 섞인 웃음을 터트리며 쓰고 있던 모자를 벗었다.어깨 위로 흘러내린 긴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빗어 넘기며 소연이 끝내 울먹였다.“모르는 게 이상하죠. 소망반의 킹카였던 한경욱 선생님.”“소망… 반?”점점 커지는 눈으로 그녀를 이리저리 훑던 경욱이 한참 만에 신음하듯 이름을 뱉었다.“설마 너… 그 꼬마 이소연?”그래도 내 이름을 잊지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에 소연이 그렁그렁한 눈물을 훔쳐 내며 활짝 웃었다.“맞아요. 같이 버스를 탈 때마다 선생님이 매번 초콜릿을 쥐여 주던 그 꼬마.”무려 6년 만의 재회였다.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홀로서기」의 시인 서정윤이 ‘사랑’을 주제로 한 시 선집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을 펴냈다. 김남조의 「편지」에서부터 황동규, 함민복, 신현림, 허수경 등 50명 시인들의 가슴 저민 ‘사랑’의 시들과 함께 서정윤 시인의 짧지만 감각적이고 철학적인 단상들이 어울려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마다 10편의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시와 함꼐 수록된 사진작가 신철균의 흑백사진은 아련한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아니. 미안하지만 넌 그 결혼 못 해.” 모든 건 카미긴, 그 섬에서부터 시작이었다. “여기서 뭘 하는 겁니까. 꼴은 또 그게 뭐고.” 우연히 가게 된 필리핀의 외딴섬에서 만난, 첫인상이 최악이었던 남자 태준. “여기 이상해. 이상한 곳이야. 분명히 내가 맞는데 내가 아닌 것 같아. 내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 그 섬을 나가면 전부 잊겠다던 지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건 섬의 마법일까, 운명일까. 속수무책으로 서로에게 빠져든 두 사람은 연애를 시작하지만 뜻밖의 상황에 휘말리고 만다. “부탁이야. 제발 돌아가 줘, 태준 씨.” 그가 어떤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는지도 모르면서. 얼마나 제 가슴이 난도질당했는지도 모르면서. 참담함에 핏발이 선 붉어진 눈으로 지은을 내려다보며 태준이 악문 잇새로 중얼거렸다. “널 보려고 여기까지 달려왔어. 너 하나 보려고.”
계획에도 없던 지중해 크루즈에 탑승할 손님의 정보를 확인하던 승연은 그 안에 있는 낯익은 얼굴을 발견하고는 당황했다. 친구의 오빠이자 전 약혼자인 강진욱. 이 사람이 왜 여기 있는 거지? 이름 하나에 꽁꽁 감춰 둔 감정이 또다시 일렁거렸다. “그래. 들키지 않으면 괜찮아.” 어차피 며칠 후면 돌아갈 사람이니까. 난 이곳이, 당신은 그곳이 어울리는 사람들이니까. 하지만 그는 아니었다. 잘못되었다는 걸 파혼하고 1년이나 지나서야 깨달았다. 그때 순순히 보내 주는 게 아니었다는 걸 깨닫는 순간 되찾고 싶어졌다. “나랑 같이 한국으로 돌아가자.” “…….” “너 두고 가기 싫어졌어.” 지중해를 떠도는 크루즈. 그곳에서 보내게 될 며칠. 우리는 과연 사랑에 빠지게 될까.
본 작품은 19세 관람가 작품을 15세 이용 등급에 맞게 개정한 작품입니다.쓰레기 같은 전남친을 피해 제주도 지점으로 파견 근무 온 지 3주.유명하다는 골드스타 카지노 가면무도회에서 차무영을 만났다.궁금하기는 했지만, 남자에 대한 기대가 없는 유림은 그대로 서울 본사로 돌아왔는데….“이 판을 내가 이기면 그때 못 먹은 저녁 같이 할래요?”“죄송하지만 퇴근 시간도 늦고 손님과는 따로 만나지 않….”“Hit.”무영은 이미 어쩌면 승부가 나버린, 이길 확률이 없는 게임에 승부수를 걸었고….“이러면 마음이 생기겠습니까?”“…이 게임을 이기신다면 생각해 보겠습니다.”승산이 없는 게임에서 이겨버렸다.자리에서 일어선 무영은 지난번 그녀에게 건넸던 것과 같은 명함을 테이블에 내려놓는데….“끝나고 전화해요. 이번엔 잃어버리지 말고.”단순히 파견 근무였던 제주도에서의 만남.서울까지 이어진 인연에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유림은 다시금 저에게 주어진 명함에 적힌 이름을 가만히 중얼거렸다.“차무영.”이 운명적인 만남을 이어가도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