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작품은 15세 이용가 개정판입니다.솔봄에겐 그저 콜레스테롤 같은 위험한 짝사랑.이 짓도 이제 때려치워야겠다 결심한 날,짝사랑하는 바로 그에게서 귀를 의심하는 말을 듣게 됐다. "일단 내 집으로 갑시다." 뜻을 모를 수가 없는 제안이었다.문도일하면, 실력도 실력이지만사내에서 여성 편력으로 소문이 자자하니까. 신이 주신 호기일까. 아니면 인생 최대의 위기일까. 어찌 됐건... 그래, 한번 사는 인생 이 사람처럼!기회를 놓치지 않고 솔봄은 덥석 물었다. 계약이 성사되었음을 알리듯그의 얼굴에 위험한 미소가 걸렸다. "그럼 내 마음대로 해야겠네요."아무도 모르는 완벽한 사내연애를 위해《복사기도 아는 연애》
여자라면 한 번쯤 자고 싶은 만인의 걸레, 강한을은 개강 총회에 참석했다가 술김에 원 나잇을 하게 된다. 훌륭한 몸매, 쾌감을 고조시키는 신음, 사람 미치게 만드는 단 향까지. 술에 취해 무뎌진 감각을 끌어 올릴 만큼 만족스러운 밤을 보냈으나. ‘……누구랑?’ 한을은 상대를 기억하지 못한다. 정확히는 상대의 얼굴만. 몇 가지 단서를 가지고 찾아다니는 와중에 낯선 여자가 눈에 밟힌다. “……백일홍. 쟤다.” 한을은 99.9% 확신했다. “너지?” 찾은 보람도 없게 일홍은 극렬히 거부하지만, 인생의 맛을 본 한을은 집요하게 매달렸다. “섹스 싫냐? 섹스 싫냐고. 중간고사도 끝났고. 못 할 이유는 없잖아.” “그럼 섹스만 해요.” 한을은 일홍의 대답을 비웃었다. 그저 하룻밤이면 될 줄 알았으니까. 하지만 몸을 파고든 순간, 한을은 알 수 있었다. 오늘 하루로는 못 끝내겠다. *** “마음은 새거야.” 일홍의 얼굴에 당혹이 떠올랐다. 한을이 눈을 마주치고 말을 이었다. “첫눈 온 숲처럼, 네가 밟을 곳이 많아. 네가 더럽힐 곳도 많고.” 한을은 터무니없게도 본인의 순수함을 강조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몸은 많이 굴려 썼을지언정, 마음만큼은 사용감 없이 깨끗했으니. 그런 마음에 네가 한 발자국 디딜 영광을 주겠다는데 거절할 이유가 있나. “난, 진지해.” 한껏 진지하게 제안하고 있는데, 일홍의 입꼬리가 서서히 올라갔다. 부드러운 곡선이 수십 번이고 겹쳐서 덧그려지는 동안 시간이 느리게 흘렀다. 웃는 것도 고요한 백일홍은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선배, 가끔 좀 웃긴 거 알죠.” 뭐가 웃기다는 건지. 한을은 한없이 진지했고, 또 정직하게 고백하는 중이었다. “또 이상하고요.” 특권을 특권인지도 모르는 여자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비굴해졌는지를 떠올리면 그렇게 기분이 좋진 않았지만, 괜찮았다. 웃고 있지 않나. 일말의 희망이, 빛이 비추었다. 그의 마음에 소복하게 쌓인 눈이 녹지 않을 정도로.
도시 생활에 지쳐 시골살이를 시작하게 된 우주. 카페를 차렸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아 폐업 위기에 직면했을 때, 카페의 1호 아르바이트생이 탄생했다. “그래, 한별아. 나는 사장님이라고 불러.” “네, 사장님.” 고용주와 고용인의 관계로 시작했으나, 한별은 곧 우주에게 은인이자 피를 나눈 것처럼 가까운 동생이 되었다. 그리고 그 애의 아픔을 외면하지 못해 선뜻 손을 내민 날. “그러면, 우리 집에 갈래?” 그날부터 우주의 평온한 삶은 뜻밖의 소란으로 어지러워진다. “동생이죠.” “피는 섞이지 않았고요.” “아시겠지만 원한다면 가족도 될 수 있어요.” “우린 그런 사이예요.” 한별의 욕망은 새까만 우주 속에서 반짝였다. 생각보다 강력하게. 《별은 우주의 소란이다》
이상한 사내를 주웠다. 골목을 가로질러 집으로 올라가던 시현은 불법 투기물 위로 사람의 형체를 발견한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다가간 그녀가 본 것은 ‘굉장한 미모’를 지닌 다 젖은 꼴의 남자였다. 어쩌다 방 한 구석을 내어주었고, 그 다음은 마음이었다. 남자는 한여름 눅눅한 습기처럼 그녀의 삶에 스며들었다. 성가셨으나 이내 익숙해지고, 끝내 애틋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가 자취를 감추었다. 그리고 예상 밖의 관계로 조우한다. “시현아.” 자신을 부르는 다정한 목소리에 시현은 고민을 담아 무거워진 고개를 아주 천천히 들어 올렸다. 주변을 다 날려 버릴 만큼 잘난 남자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홀연히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그는 더 이상 그녀의 집에서 빌어먹던 존재가 아니었다. 비서인 그녀가 모셔야 할 상사였다. “어때?” 뻔뻔한 반응을 보며 시현은 생각했다. 두 번은 당하지 않겠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