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공일수인듯아닌듯 #원작메인공 #동갑이었는데연하공 #원작과달리헌신공 #빙의했수 #우울자낮수 #초반소심수후반적극수때가 되면 그 애가 원하는 대로 놔줄 수 있을 줄 알았다.아에레, 나는 역시 널 붙잡고 싶어.첫사랑이 죽은 후 폐인처럼 살다가 피폐소설에 빙의하게 된 지찬. 그는 몸이 허약하여 결국 죽고마는 극우성 오메가 아에레에게 빙의하여 괴로운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럼에도 원작의 메인수인 아에레의 동생 루카스를 원작과 다른 삶을 살수 있게 해주려고 애쓴다. 그러던 중 원작의 메인공인 아서와 만나게 된 아에레와 루카스. 하지만 빙의했기 때문일까? 아서는 왠지 루카스가 아닌 아에레에게 관심을 보이는데….[미리보기]“아에레, 루카스가 네 걱정 많이 해.”작게 속삭이는 목소리는 평소의 아서같이 가볍고 평범해 오히려 다정했다. 동생의 이름에 눈을 감은 고개를 아예 반대쪽으로 돌려 버리는 소년은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다. 루카스를 밀어내지 마. 아이가 불쌍하잖아. 얼마나 상처받는 줄 아니? 나중에 네가 떠나면 얼마나 후회할지 생각해 봤어? 네 동생이잖아. 무력하게 죽어 가는 이에게 그런 것이 다 무슨 소용일까. 아서는 준비했던 말을 감히 말로 뱉을 수 없었다. 제 손에 붙잡힌 가냘픈 몸은 살아가는 것으로 이미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어느새 흘러내리는 눈물에 베개에 묻은 귀밑머리가 젖어 들었다. 불안한 숨결의 끝이 떨릴 뿐, 소리도 내지 않고 그렇게 울었다.아에레를 향한 애정들은 지찬을 위한 것이 아니었지만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징그럽게 미련하고, 괴롭지만 차마 먼저 버릴 수 없어 지쳐 갈 뿐이었다. 제 것이 아닌 애정에 구원받고, 짓눌려지는 아슬아슬하고 일방적인 관계 속에 지찬은 점점 고독해졌다.아서의 손길은 그들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아에레의 기억에 없는 인물. 그리고 지찬이 알고 있는 소설 속의 아서와도 다른 소년이었다. 담담하지만 서툰 손길은 망설임이 없었다. 죄책감도, 책임감도 필요 없는 사이여서일까. 지찬은 아서의 손길이 낯설면서도 편안했다.“아에레, 괜찮아.”손끝으로 머리칼을 쓸어 넘기던 소년은 아에레를 내려다보며 알 수 없는 위로의 말을 건넸다. 아서는 어쩐지 알 것 같았다. 이 상황에서 아에레 본인이 원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을. 저를 옭아매는 손길을 다 떨쳐 버리고 편해지고 싶어 한다는 것을. 어쩌면 그때, 어머니에게 울며 매달렸다면, 그녀를 더 힘들게 했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깨달음이었다. 어머니, 이렇게 괴로워서 놓아 버린 거라면 전 괜찮아요. “힘들면, 다 버려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