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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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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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칠일이이사 기연희 누나, 안녕?” 아침 댓바람부터 기연희의 앞에 나타난 남자는 새벽녘 보았던 잘난 빚쟁이, 강이헌이었다. 그러나 대뜸 나타나 아르바이트 처까지 데려다주겠다는 호의를 덥석 받을 만큼 기연희는 순진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수천의 빛을 일시 상환받은 셈 쳐주겠다니……그야 말로 미친 개소리였다. 이건 함정이 분명했다. 그것도 아주 더럽고 깊숙한. “안녕히 가세요, 강이헌 대표님.” 미련 없이 남자를 지나친 기연희가 발걸음을 떼려던 순간. “저런…… 잘생긴 채권자님이 손에 뭘 들고 왔을 줄 알고 그렇게 가시부터 세우고 보실까?” 순식간에 뒤집힌 남자의 목소리에 기연희의 두 다리가 바닥에 붙들렸다. *** 강이헌과의 키스가 짙어질수록 무서우리만치 연희의 기억에 하나둘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결국 이렇게 될 것을 그는 알고 있었던 걸까. “그래서, 지금은 뭘 하려는 예정이실까나?” 시종일관 능글거리는 강이헌의 동공 속에 붉어진 그녀의 모습이 가득 담겼고. “내 쪽에서 성적인 건 상관없는 거잖아.” 강이헌이 반 뼘 정도 남겨 둔 애매한 거리를, 기연희는 단숨에 좁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