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하고 자 주셨으면 좋겠어요. 자 주실 수 있으세요?”처음부터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했다.“왜 하필이면 나예요?”“……잘생겨서요. 옛말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어느 날 갑자기 불쑥 나타나서는되도 않는 우스갯소리로 사람을 우습게 만들고,제법 양순한 얼굴로 뒤통수를 치는 것도 모자라,드라마틱할 정도로 구질구질한 진창 속에 사는 주제에감히 나를 위로하려 드는 너는.돌멩이 같다고 생각했다.걸음마다 발끝에 차여 찝찝하게 하고,자꾸만 툭툭 걸려 돌아보게 하고,왜 그렇게 나를 흩트려 놔서는.“싫다고 하셨는데 아까는…….”“생각이 바뀌었어요.”“네?”“생각이 바뀌었다고, 내가.”이젠 너를 멀리 차 버리면내 발이 아플 것 같다.제 꾀에 제가 넘어간 모태 흙수저 유서연과제 발에 제가 넘어간 모태 금수저 한승준의흙과 금과 돌멩이, 그 어디쯤의 이야기.
세진 그룹의 차남이자 오만방자한 도련님인 신재현은어느 날부터 제 집안에 빌어먹고 사는 계집애가 신경 쓰인다. 쿡 찌르면 반응하고, 화내고, 쏘아보고, 입을 삐쭉거리고.그 애는 제 어미와 다르게 되바라지기 짝이 없지만어째서인지 그녀의 반응이 재현은 즐겁기만 하다.딱 하나 거슬리는 건 그녀가 제게 관심이 없다는 것.그런데 자신에게 그토록 가시를 세우던 그 애,한연주가 대뜸 물어왔다.“나랑 할래?” “X발, 내 순정을 뭘로 보고…….”미약한 반항은 본능 앞에 손쉽게 무너졌다. 그러나 여전히 연주의 마음은 알 수가 없는데…….“신재현 너, 나 좋아하니?”“그래. 밤마다 너 때문에 돌아버릴 만큼 좋아한다.”됐어?그는 남의 집 유리창을 깨 놓고 되레 화내는 사람처럼,아니,패배를 인정하는 악당처럼 수긍했다.돈 나올 구멍이라고는 없는 가난하고 불쌍한 한연주.제 집에 빌붙어 하루하루 연명하는 주제에,그런 주제에,넌 날 사춘기 소년처럼 열에 들뜨게 해.*15세로 개정한 버전입니다.
침대에 걸터앉은 주원이 은수를 향해 손을 뻗었다. “아프면 이래서 좋아. 연약하고, 애처롭고, 무력해지니까…….” 픽, 아무렇게나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은수 네가 아픈 건 싫지만…….” 어느새 뺨을 타고 올라간 손이 그녀의 귓불에 머물렀다. 능숙하게 귓불을 지분거리던 손끝에 일순간 강한 힘이 들어갔다. “이상하게 내가 아프게 하는 건 괜찮은 것 같아.” 왜일까? 무신경한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은수의 입술 사이로 ‘아!’ 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 “……우리 보란 듯이 연애하는 척이라도 할까?” “날 도와주는 이유가 뭐예요? 권주원씨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원하는 게 있으니까.” 속살거리듯 들려온 목소리에 덜컥 심장이 내려앉았다. “……나한테 원하는 게 뭐예요?” 의뭉스러운 남자와의 조건부 가짜 연애, 과연 그 끝은?
“너는 내가 부를 때마다 벗고.” 이건이 만족스럽다는 듯 너그럽게 웃었다. “난 필요한 만큼 주고.” 낮은 음성이 해원의 귀를 자극했다. “서로의 필요가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명확한 관계. 좋잖아?” “……만약 제가 상무님께 매달리면요?” “그러면 끝이지.” 그의 앞에서 무엇 하나 당당해질 수 없는 여자. 정직원 자리 하나에도 전전긍긍해야 하는 불쌍하고 가난한 윤해원. 그녀는 몸 외는 어떤 것도 나눌 수 없는 처지에 떠날 결심을 한다. “저 결혼할 거예요. 다른 남자랑.” 해원의 말을 그가 비웃었다. “그 남자도 알아?” 네가 나랑 천박하게 놀고 있다는걸.
*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재편집한 콘텐츠입니다.꽃이 그토록 아름다운 건바람에 쉽게 스러지기 때문이라고 했다.저만 보면 오만하게 턱을 치켜드는 저 아름다운 도련님이새하얗게 바래지고 있는 것처럼.“내가 우스워?”그렇게 물으면서 정작 우스운 건 그녀라는 듯 노려보고,“주제 파악이 영 안 되는 모양인데, 짜증 나니까 그딴 표정 짓지 마.”그렇게 명령해 놓고 눈앞에 안 보이면 그녀를 찾았다.“내가 죽기라도 하면, 너도 같이 묻어 달라고 할 거야.”“그래. 네가 죽을 때 나도 같이 묻어 버려.”미친. 저 미친 계집애.이죽거리던 그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탁했던 눈동자에 반짝, 그녀가 새겨졌다.너무 깊어, 파낼 수 없을 만큼.
*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재편집한 콘텐츠입니다.매일 밤, 우아한 공작가에선서로를 할퀴고 물어뜯는 소리만이 그득했다.“공작님, 제, 제발….”그는 아내를 싫어했다.잔혹한 아비를 둔 주제에좋은 아내가 되겠다며 천진하게 웃는 그 얼굴을카일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그런 그녀를 지독하게 탐하는 자신은 더더욱.“좋은 아내가 되려면, 할 일을 하면 되겠네요.내 아이를 낳는 것.”그런데 늘 유순하게 굴던 아내가감히 그를 거스르기 시작했다.“제가 원하는 건 아이가 아니에요.이혼이에요.”아니, 로잘린.당신은 내 아내예요.당신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아.
“저는 뭐든지 할 수 있어요. 손도 안 잡아 본 남자랑 임신도 할 수 있고…….” “정말 내가 시키는 대로 할 수 있겠어요, 뭐든지?” 서현이 남자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네.” 순간 둘 사이에 짧은 정적이 흘렀다. 정적을 가르며, 그녀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울렸다. “……심지어 그게 이혼일지라도요.” 서현은 반드시 이 결혼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저는 그만큼 간절해요.” “신서현 씨,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똑바로 해야지.” 그런 간절함이 무색하도록, 그가 건조한 어투로 사실을 짚어 주었다. “그건 간절한 게 아니라 비굴한 거야.”
질 나쁜 쓰레기, 사치스러운 파티를 벌이는 도련님, 그리고 할머니의 밥줄을 끊어놓은…… 나쁜 새끼, 권승호.그를 5년 만에 남동생의 후원자로 다시 만났다."동생 이야기도 할 겸 가끔 만날까요.“"제가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저에게 왜 이러시는 건지.”“난 알 거 같은데.”제게 꽂혀있는 검은 두 눈이 ‘정말 몰라?’ 하고 묻는 것만 같았다“......밥만 먹으면 되나요?”“다른 걸 하자고 하면 감당은 할 수 있나.”***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의문과 두려움이 뒤섞인 여자를 내려다보며 그가 입꼬리를 말아올렸다.“곧 내 흥미가 떨어질 겁니다. 난 뭐든지 금방 질리는 타입이라.”“.......”“그때까지만, 잘해보죠.”그가 유정을 향해 손을 뻗었다. 툭툭, 단추를 푸는 소리가 고요한 방 안에 유난히 크게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