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 만큼 괴로웠다. 그래서 둘은 서로를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 ---------------------- “후, 춥다.” 엘리스는 겨울 길을 걸으면서 입김을 불었다. 입김이 한 남자의 형태를 만들었으나 누구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첫사랑, 너는 도대체 누구야?’ 엘리스는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잊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첫사랑이 있었다는 것과 고마운 사람이라는 것, 너무나도 사랑했다는 것만 알고 얼굴과 이름, 추억은 기억나지 않았다. 그런데, 왜 자꾸 머릿속에 맴돌면서 안 떠나는 건지 그녀는 도무지 이해 가지 않았다. ‘어서 너를 기억하고 싶어.’ 그녀는 어서 첫사랑을 기억하고 만나고 싶었다. 만나면 감사를 전하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잊고 있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었다. 그녀는 기억도 안 나는 사람인데도 이런 말들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바보같이, 기억하는 순간 죽는다는 사실을 모른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