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비서 손을 내가 왜 잡은 것 같습니까?” 부사장 지찬이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단정한 손톱이 채용의 이유가 될 정도로 손 청결을 강조하는 또라이 상사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아라의 머릿속이 소란스러웠다. “그러니까, 모르겠어요.” 벽에 기대서 옥죄이는 그의 시선에 아라의 정신이 아득해졌다. “조 비서의 심장 소리는 꽤 솔직한 것 같은데. 계속 모른 척할 겁니까?” “이러지 마세요.” “그럼, 이유를 말해봐요. 내가 미친놈처럼 왜 이러는지. 조 비서 촉 좋잖아.” “제가, 손을 깨끗이 씻어서요?” 눈썹을 크게 들어 올린 그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과 함께 미묘한 공기가 흘렀다. “다음 시간까지 내가 왜 손을 잡았는지 생각해 와요.” “······네?” 경악으로 입을 떡하니 벌리고 되묻는 내게 지찬은 어느새 태연해진 얼굴로 답했다. “매일 잡을 겁니다. 내가 원하는 답일 때까지.” 눈매를 부드럽게 접은 채 웃는 지찬의 얼굴이 한없이 낯설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