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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자고 싶었으면 이 정도 각오는 했었어야지.” 태휼을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곁에서 복수를 준비하는 순간에도 이 마음은 사랑이 아니라 여겼다. 복수만을 위해서 여기까지 왔으니까. “…전무님 늘 가시는 호텔로 갈까요?”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초희가 그토록 바라던 그 남자를 빼앗을 수 있는 기회. “전무님만 괜찮으시다면, 저는 여기서도 괜찮은데요.” “밝히기는.” 그렇게 말하는 태휼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이제부터 내 말대로 하는 게 좋을 거야.” 하지만 여태 이용당한 건 송서아, 아니 송소람 나 자신이었다. 그의 덫에 완전히 걸려 버리고 말았다. “그동안 알고도 이용당해 준 거, 다 이러기 위해서였으니까.” *** “그렇습니다. 송 비서가 원한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이 결혼은 없던 걸로….” 처음에는 소람을 살짝 골려 줄 목적이었다. 네가 나를 좋아한다는 게 어이가 없어서. “예정대로 결혼하세요.” “… 뭐지? 날 좋아하는 게 아니었나?” “좋아합니다. 전무님.” 정말이지 어이가 없었다. 이 앙큼한 여자는 제가 감히 누굴 건드리려는 건지 알고 있는 걸까. 그러나 그것들은 더 이상 중요치 않았다. 여전히 너는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나를 원하고, 때로는 절실함마저 내보였으니까. 그렇게 네 전부를 가질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