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읽던 소설에 빙의했다.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소설의 정해진 결말을 봐야 하는데…… 이 소설, 읽은 적이 없다. 내가 아는 거라곤 도련님이 요정과 결혼해서 행복해진다는 것뿐. 내 나이 19살, 도련님 전속 하녀로서 어떻게든 남주를 잘 길러서 요정에게 장가보내야 한다. *** "도련님, 말로도 충분히 가능하시잖아요. 사람은 물어뜯는 게 아니에요." "도련님, 꽃이에요. 봄이라 튤립이 많이 폈어요!" "잘 자요, 도련님. 꿈도 꾸지 말고 주무세요." 요정이 도망가지 않도록 나는 망아지 같은 도련님에게 인성과 사랑을 가르쳐 주었다. 좋았어! 이제 결혼시킬 요정만 있으면 된다! "도련님, 이제 슬슬 결혼하고 싶지 않으세요?" "네가 하지 말라고 해도 할 거니까 재촉하지 좀 하지 마." 도련님도 결혼하길 원하니 다행이다. 조만간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겠다. 내가 작게 웃자 시어도어는 빤히 날 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뭐, 빨리하고 싶으면 하든가." "예?" "그래서, 날은 언제로 할 건데." 도련님, 왜 절 보면서 이야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