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유정
팽유정
평균평점
나락의 밤

“쉬……, 어둠이 부인을 찾아오지 않게 내 이대로 지킬 테니…….”유일한 가족인 오라버니의 죽음 후 악왕부의 청혼서를 받은 소해. 악왕이 전장을 누비는 동안 그녀는 악왕부에 갇혀 천천히 질식해가고 있었다. 악왕, 윤의 귀환이 다가오자 악왕부는 술렁이기 시작하고, 소해는 원치 않는 선택 아래 놓이는데…….윤은 그 생각을 비웃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소해가 무한한 호의를 오로지 저에게만 보여주는 것 같아 심장이 뛰었다.“내가 이래서 그대를 좋아합니다.”갑작스러운 고백이었다. 이 냉랭한 한기가 흐르는 한가운데서 오로지 눈에 불을 담고 있는 윤만이 뜨거웠다.“좋아합니다.”대답을 바라는 말은 아니었다.세상이 빙글빙글 돈다. 진중하게 타오르는 새까만 눈동자에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검은 구렁텅이. 저승의 끝이라는 밤의 나락, 그 정처 없는 곳으로 이미 발을 내딛어버렸다.※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한 클린버전입니다.

배덕의 밤

“이 밤을 오롯이 감당하는 것은 제 몫입니다. 그러니 그대는 내어주시기만 하면 됩니다.”소년병으로 꾸민 채 전장을 전전해왔던 은설은, 백황국 금문장군 기해운의 며느리라며 그 집안에 발을 디딘다.해운의 장자인 백운은 이미 사위어진 목숨, 진실을 아는 이는 없을 터. 거기다 해운은 있지도 않은 그녀 태중의 아이를 후계자로 삼겠다 선언한다. 그리고 달이 휘영청 밝은 밤, 그녀의 처소로 찾아든다!“저는…… 백운 님의…….”“그렇다면 나는 배덕한 이로군요.”#본 작품은 15세 관람가로 편집되었습니다.

금수의 밤

“그대는 간절한 게 없어. 그렇지요, 공주?”“……간절하게 만드는 게 없으니까요.”왕으로 인해 어미와 아비 모두를 빼앗기고, 제 자신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했던 그날. 야만족이 천서국으로 들이닥쳐 모든 것을 장악해버렸다.불처럼 붉은 머리에 붉은 눈동자, 홍오의 왕 샤.절체절명의 순간 제 앞에 나타난 그는, 서해에게 있어서 신과도 같았다.“부친은 전쟁터에서 죽고, 모친은 왕의 여자로 생을 마감하고, 불쌍한 그대를 양부가 탐하려는데, 그런데도 신을 믿습니까?”“……바로 이곳에서 피접 가신 왕께서 저를 안으려 했어요. 신 같은 건 없다고,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그런데?”“성문이 열리고 궁이 장악됐다는 말에 서둘러 피난길에 올라야 했죠. 그때 하늘신께서 저를 굽어살피신다 여겼어요.”“그렇다면 공주께 신은 하늘신이 아니라, 내가 아닙니까.”#본 작품은 15세 관람가로 편집 되었습니다.

폭월의 밤

“내게 안기세요. 나인께서 내게 안기셔야 그대의 주변이 평안할 것입니다.”출궁을 앞둔 궁녀, 모희. 궁에서의 마지막 밤 마주친 차가운 달빛 같은 남자, 초운.서늘하고 텅 빈 그의 눈빛에 열기가 감도는 순간, 모희는 입술을 빼앗기고 마는데…….*본 작품은 15세 관람가로 편집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