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금
허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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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별이 선물이기를

“겨우 키스 한 번에 장거리 연애요? 잔인하다, 진짜.” “그럼, 지금이라도 뭐 다른 걸 더 해 볼까요? 덜 잔인하게?” 지오의 눈이 장난스럽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요.” 분명 물어보는 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혜준은 말끝을 올리지 않았다. 지오에게 답을 기대한 게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말은 더 자조적으로 들렸다. “이렇게 짧게 만나고도 이런 감정을 갖는다는 게 말이 되나?” “그냥 지금은, 욕심부리지 말고 천천히… 그렇게 가보죠, 우리.” 나를 제외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했던 약혼자와 헤어지고, 나를 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까칠한 남자를 만났다. 그냥 머리 식히러 떠난 여행이었는데…. 파혼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래도 되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