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키스 한 번에 장거리 연애요? 잔인하다, 진짜.” “그럼, 지금이라도 뭐 다른 걸 더 해 볼까요? 덜 잔인하게?” 지오의 눈이 장난스럽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요.” 분명 물어보는 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혜준은 말끝을 올리지 않았다. 지오에게 답을 기대한 게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말은 더 자조적으로 들렸다. “이렇게 짧게 만나고도 이런 감정을 갖는다는 게 말이 되나?” “그냥 지금은, 욕심부리지 말고 천천히… 그렇게 가보죠, 우리.” 나를 제외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했던 약혼자와 헤어지고, 나를 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까칠한 남자를 만났다. 그냥 머리 식히러 떠난 여행이었는데…. 파혼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래도 되나, 나?
딸꾹!또 시작이다. 남자와 신체 접촉을 하기만 하면 시작되는 고질병, 딸꾹질. 이 모든 게 전성빈, 바로 그 쓰레기 같은 놈 때문이다.서로의 손끝만 스쳐도 후끈 달아오르던 그때. 그토록 기다렸던 첫날밤을 보낸 후, 갑자기 유학을 떠나 버린 개새끼! 어이없이 당한 이별은 지온에게 딸꾹질이라는 후유증만을 남겼고, 덕분에 그녀의 연애는 지난 5년간 12세 관람가를 넘지 못했다.그런데 어느 날 놈이 다시 나타났다.지온이 연출하는 공연을 살려 줄 유일한 투자자 자격으로. “정 투자가 급하면, 나부터 설득해 보든지. 기회는 다섯 번. 매주 금요일 다섯 시. 5분씩.”“일 얘긴 우리 대표님이랑 해. 난 아닌 것 같다.”“난 너랑 하고 싶어, 윤지온. 작품 얘기도, 우리 얘기도.”그러니까 대체 왜, 왜, 왜!“어차피 내가 다시 돌아갈 예정이거든. 너한테.”저게 뚫린 입이라고…. 누가 봐도 완벽한 여자 친구까지 있는 녀석이 할 소린 아니잖아!사람들 앞에선 세상 쿨하게 굴면서, 둘만 있으면 세상 귀찮게 질척거리는 전 남친 놈.하. 그런데 주책맞은 내 심장은 왜 이렇게 신난 거야?투자를 미끼로 시작된 세상에서 제일 위험한 재회. 같은 극이라 끝없이 밀어내기만 했던 지온과 성빈. 갑자기 방향을 바꾼 전 남친 때문에 자석처럼 딱 붙어 버린 두 사람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