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언니가 죽었다. 5년간 몸담았던 시댁의 손에. 진실을 밝히고, 그들을 무너뜨릴 것. 복수심으로 점철된 삶은 무엇이든 하게 했다. “지혜아예요.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너무 기뻐요.” 설령, 그것이 언니의 남편을 선 자리로 꾀어내는 일일지라도. 화려한 금빛 샹들리에 아래, 블랙 테이블. 언니의 남편과 똑같은 얼굴을 한 그가 말했다. “나와 결혼해서 한성의 사람이 돼.” “…….” “그리고 부수는 거야. 이 썩어 빠진 온실을.” 욕망을 품은 눈을 부닥치고 있자니, 등줄기에 소름이 뻗쳤다. “당신, 누구야?” “서지혁. 네가 찾는 서주성은 내 형이고.” 서지혁. 서른넷, 한성가의 버려진 차남. “지혜아.” 인생을 건 도박은 이처럼 짜릿했다. 그가 내게 전부를 걸었다. “당신이 쥐어, 내 목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