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지를 주지.” “…….” “이대로 죽거나, 성녀가 되거나.” 죽을 날만 기다리던, 불길한 힘을 가진 떠돌이에게 벨더른의 공작이 한 말이었다. “짐은 그녀를 위해 성녀의 지위와 그에 합당한 유산을 내리고, 사촌인 벨더른 공에게 성역 행정관의 지위를 내린다.” 모든 일이 남자가 바라던 대로 흘러갔다. 그런데 왜 그는 “……너는, 저들이 널 씨받이 취급하는 게 괜찮나?”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고, “함께 공작령으로 돌아가자.”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돌이키려 하는 걸까. 일러스트 표지: 료 타이포 디자인: 도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