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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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에게 종말을 고하다

‘서희우에게는 애인이 따로 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사람에게 푹 빠져서 정신을 못 차린다는 소문까지 있다 그 말입니다.’ 10년 동안 짝사랑 한 남자가 나를 집착한다. 수많은 애인을 옆에 둔 채로.   늘 그래 왔던 것처럼 잠자코 기다리고 있으면 되는 일이었다. 서희우가 내게 다정하게 굴며 다른 애인들을 만나 왔던 게 한두 번 있었던 일이던가. 문득 서희우를 짝사랑하는 10여 년 동안 그가 만났던 수많은 애인들이 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어쩌면 서희우 본인보다 내가 기억하는 그의 애인들이 훨씬 많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어처구니가 없어져 피식 웃음이 나와 버렸던 것 같다.   처음 마주친 그날부터 나는 사랑을, 서희우는 집착을 시작했다. 그는 이제 다른 여자와의 결혼을 앞두고, 내게 반지를 건네며 영원히 함께하자고 한다. 오직 사랑 하나만으로 모든 것에 순응하던 내가 변하게 된 건, 남자의 약혼자를 만나게 되면서부터였다. [18살부터 28살까지 네가 나의 첫사랑이자, 짝사랑이었어. 지난날을 돌이켜보며 짝사랑의 종말 앞에서 적는 모든 기록. 그 겨울, 너의 손에 주워졌던 나의 반란.   첫사랑에게 종말을 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