댜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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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두 번째 결혼

소꿉친구와의 결혼식 날 멜리사는 죽었다. 일그러진 카이든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클레어 리세테는 카이든 블레슬을 남편으로 맞아 행복하게 살 것을 맹세합니까?” 다시 눈을 떴을 때 멜리사는 그날처럼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카이든 앞에 서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그의 원수가 되어. “……네, 맹세합니다.” 뺨에 와 닿는 눈빛만큼이나 차가운 어느 날의 겨울이었다.

동이 트면 우리는

끝이 오지 않는, 족쇄 같은 삶을 사는 건 나 하나로도 충분했다. “당신과 함께하는 게 내겐 행복이에요.” 그랬기에 애원하는 너를 두고 떠났고, 이제는 내 안에서도 네가 조금은 희미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처음 뵙겠습니다, 정한나예요.” 너를 마주한 순간, 멈춘 줄만 알았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내 반려 토끼가 폭군 황제라고요?

5년 전 ‘그날’을 계기로 사교계에 발길을 끊었던 엘레노어. 어느 날 그녀에게 희대의 폭군, 블레이크가 주최하는 연회에 참석하라는 명령 아닌 명령이 떨어진다. 하는 수 없이 황궁으로 향한 엘레노어는 그곳에서 웬 토끼를 발견하는데……. “레이가 좋다니까 그러네. 날 레이라고 불러.” “왜, 말하는 토끼 처음 봐?” 말을 할 줄 아는 것부터 묘하게 건방진 태도까지. 이 토끼,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 “엘레노어, 내가 정말 토끼라고 생각해?” 토끼는 조금도 놀라는 기색 없이 곧바로 되물었다. 엘레노어가 자신만 보도록 그 뺨에 앞발을 착 갖다 대면서. “그럼 네가 토끼지, 괴물이야?” 아까보다 더 단호해진 말투에 토끼는 풋― 하고 헛웃음을 내뱉고 말았다. “생뚱맞은 질문을 해 놓고서 웃음이 나와?” “응, 엘리 네가 너무 귀엽고 순수해서.” “엘, 엘리?” 단호하게 굴 땐 언제고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제 애칭에 엘레노어는 당황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애칭이 꽤 마음에 드나 봐? 앞으로도 그렇게 불러 줄까?” “됐어, 그냥 엘레노어라고 불러! 그보다 레이 너, 진짜 토끼 맞아?” 엘레노어는 빨개진 얼굴에 손부채질을 하며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 “나 토끼 맞아. 엘레노어 너만의 특별한 토끼.” 그 말을 마치고는 토끼는 엘레노어의 품에 폭― 하고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