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소문을 달고 다니는 껄렁한 얼굴의 복학생, 원현민. 이나의 눈에 그는 부모님이 혀를 차는 유형의 사람으로 보였다. 언행이 험하고,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지 못하는… 상놈. ‘근묵자흑’. 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 즉 나쁜 사람과 가까이 지내면 그 버릇에 물들기 쉽다는 뜻이다. 현민을 보면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그 사자성어가 자꾸 생각났다. 때문에 이나는 자신과 정반대인 듯한 남자가 신기해도 멀리하려 노력하는데…. “계속 피하려고? 반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야지, 이나야.” 별안간 말을 건 원현민은 그날 이후 그녀에게 살갑게 달라붙는다. “내가 해볼게, 네 첫 친구.” 그렇게 ‘첫 친구’의 타이틀을 차지한 남자는…. “이름으로 부르는 게 싫으면 언니라고 부르든지.” “…언니요?” 아무래도 조금 이상한 사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