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서연의 아버지는 사회악이었다. 그는 한때 대한민국을 주름잡던 조직폭력배의 보스였고, 이제는 사채 기업의 회장이었다. 어려운 사람들의 고혈을 빨아 부를 축적했으면서 조금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사람. 서연은 아버지와 같은 괴물이 되고 싶지 않았다. 서연은 성인이 되자마자 그와 연을 끊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기 위해 노력했다. 성공적인 도주라고 생각했다. 바꾼 번호로 아버지의 비서가 보낸 문자를 받기 전까지는. 5000억이라는 막대한 유산과 그것을 탐내는 하이에나 같은 친척들. 그리고. “안녕, 아가씨.” 그녀를 부탁받았다는 아버지의 변호사. “미리 경고하는데,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야.” 서연의 아버지는 언제나 그녀에게 최악의 상황을 가져왔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지나치게 위험한 보호자였다. * * * “나는 아가씨랑 친해지고 싶은데 아가씨는 내가 싫은가 봐.” “네, 정확하시네요.” “내가 왜 싫은데?” 그의 물음에 서연은 다시금 침묵했지만 속으로는 그 이유를 명료하게 짚어 냈다. 첫 번째, 달갑지 않았던 첫 만남. 두 번째, 그토록 애증했던 아버지의 변호사라는 거부감. 마지막으로 세 번째. “싫어도 좋아하려 노력해 봐. 우린 지독하게 얽힐 예정이니까.” 그에게서 느껴지는 지나치게 위험한 기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