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강력한 제국의 황제이자 자비 없는 황제 하칸.부족한 공물을 대신해 바쳐진 비운의 왕자 엘피다.“엘피다, 네 이름은 이쪽의 언어로 ‘희망’을 뜻한다.”“희망…….”부드럽고 달콤한 발음이었다. 엘피다가 주련에서 불리던 이름과는 딴판으로 아름다운 뜻까지 담겨 있다. 엘피다의 표정이 조금 풀리려는 때, 하칸이 한마디를 덧붙였다.“내가 지정한 공물을 내놓지 못한 주련국의 존망이 네게 달려 있다는 뜻일 테지.”자신이 공물인 줄 몰랐던 엘피다는 눈앞의 남자가 주는 위압감에 얼어붙었다.“나라의 운명을 짊어지고 온 너를 벌할 생각은 없다.”“아, 그러면…….”“오히려 귀여워.”하칸이 투명한 유리병을 살짝 흔들었다.안에 든 반투명한 액체에 금빛 가루가 섞여 반짝였다.그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엘피다는 제게 그리 좋지 못한 일이 일어날 것임을 직감했다.[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