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때문에 정략결혼을 했다.정략인데……, 남편이 너무 이상형이다.할아버지, 저 이 결혼, 하겠어요! 반드시 하겠어요!」연애 경험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된 남자는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여자 주혜. 19년 전의 약속만 믿고 정혼인 주혜와 결혼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던 윤수.서로가 너무 좋아 덕질하느라 바쁜 두 사람에게 시커먼 시련이 내려 오다.“아내가 나한테 숨기는 게 있는 것 같은데, 남편인 나한테까지 숨겨야 되는 일이 뭐야?”“그 사람이 알게 되면 상처 받을 게 뻔해. 나만 알고 있으면 돼.”서로가 너무 좋은 두 사람은 시련을 어떻게 극복할까?(개정판)
[이웃집에 악당이 이사 왔다. 그런데 이 악당이 나더러 사귀잔다. 아무래도 미친놈한테 잘못 걸린 것 같다. 아, 관심을 주지 말자. 그럼 알아서 떨어지겠지?] 태어나면서 완벽했고, 가질 수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가졌던 남자, 임수현. 한 여자를 가지지 못해서 안달 나다. “저는 본부장님 굉장히 별롭니다.” “내가 어디가 별로야?” “말투도 약간 싸가지 없으시고, 제멋대로잖습니까. 전 제멋대로인 남자 별롭니다. 자기 멋에 사는 게 약간 재수도 없고.” 그에겐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하지만, 얄미울 정도로 넘어오지 않는 비서. 그런 비서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서 완벽했던 모든 것을 버리고 옆집으로 이사까지 한 그 남자. 그는 ‘그 여자한테 관심받기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넌 나를 구원하러 온 걸까, 파괴하러 온 걸까. 나를 파괴하는 것이 너라면, 파괴당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나는 이미 너에게 미쳐 버린 걸까?>지수는 전세 사기를 당해 언니의 옛 남자친구인 윤후에게 잠시 동안 얹혀살게 된다. 그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건 맞지만 그가 실수라도 자신을 윤아라고 부를 때마다 괜히 언니를 향한 질투심이 치민다. 결국 복잡함을 떨치지 못하고 홧김에 그에게 화를 내버리고 집을 뛰쳐나간다.“미안해. 다신 안 그럴게.”“…….”“다신 너 윤아로 안 봐.”조용한 아파트 복도에 윤후의 목소리가 작게 울렸다.“너 매운 거 엄청 잘 먹고, 탄산도 좋아해. 넌 윤아가 아니야.”“…….”“지수야. 미안해.”그의 진심 어린 목소리가 그녀의 가슴을 세게 뒤흔들었다. 그의 품에 안긴 채 지수는 미안함으로 참고 있던 눈물을 크게 터뜨려 버렸다.소중했던 사람을 잃고 10년 전에 멈췄던 남자와 여자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였다.(개정판)
[나는 그를 사랑했고 그는 내 약혼자를 사랑했다.] “돌아가. 그렇게 가고 싶어 하는 화이트채플로 보내줄 테니까.”“싫어요. 왜요? 내가 그를 사랑한다니까 정말 그를 빼앗을까봐 겁나요?”“조용히 해!”그녀는 자신을 향해 매섭게 소리치는 블레어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가 자신이 바랐던 대로 자신과 조슈아로 인해 괴로운 모습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미치도록 심장이 아픈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아주 순간이었지만 그녀는 그대로 그의 손을 끌어당겨 자신의 위에 엎어지도록 만들었다. 갑작스러운 힘에 그녀의 위에 숨결이 닿을 위치에 멈춰선 블레어는 흔들리는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그녀는 참고 싶지 않았다. 그를 아프게 하려고 시작한 일이지만 자신을 이토록 죽일 듯이 밉게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그녀를 괴롭게 만들었다. “나만 괴로운 건 싫어요.”그녀는 지금 자신의 본능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대로 그의 목을 끌어안고 온갖 미움을 담아 그에게 강제로 입맞춤을 했다. 닿은 입술에 당황하던 것도 잠시, 그는 자신에게 있다는 고질적인 여성혐오도 잊은 채 그녀의 입안으로 자신의 혀를 집어넣었다. 그의 혀는 본능처럼 다른 혀를 만나기 위해 이리저리 그녀의 입안을 헤집고 다녔다.
10개월 전 연애를 마지막으로 다신 연애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여자, 황희진. 외로움을 달래려고 켠 야동을 옆집남자의 무선이어폰으로 페어링 하는 대참사를 저지르다! 그냥 외로워서 야동을 보려던 것뿐이었다. 그런데 소리가 옆집남자에게 연결될 줄이야. 근데 왜 하필이면 옆집남자가 새로 온 나이 어린 상사인 걸까. 아, 그래. 끝까지 시치미 떼고 모른 척하면 될 거야. 최대한 피하고 다니자. “황 선임이죠?” “네? 뭐, 뭐가요?” 하느님, 부처님, 알라님 도와주세요. 헌금이든 시주든, 뭐든 하겠습니다. 진짜 도와주세요. 진짜요. 이 자식이 알면 저 회사 못 다녀요. “끝까지 시치미 떼시겠다?” 그가 웃음기를 싹 거두더니 입을 열었다. “그쪽인 거 다 압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네요.” 침착하자, 황희진. 살다 보면 이것보다 더 당황스러운 일들 많아. 지금만 잘 넘기면 무사할 거야. 쫄지 마. 이 자식도 아직은 그냥 의심하는 단계일 거야. 거기다 그런 단어를 어떻게 함부로 입에 담겠어? “야동.” 담았잖아! 희진의 놀란 눈과 그의 웃음기 담긴 눈이 서로 마주쳤다. “황희진 씨, 내 이어폰에 야동 연결했던 그 사람이죠?” 근데 들켰다. 내가 야동범(?)인 거! 아아, 나 이제 회사 어떻게 다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