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개정판입니다.※본 도서에는 2장의 삽화가 포함되어 있습니다.“저 좀 도와주세요. 지금요.”“난 대가 없는 호의는 베풀지 않아.”“결혼, 해요!”그가 제안한 결혼, 그가 원하는 것을 그녀는 해줄 수 있었다.벼랑 끝에 몰린 쥐처럼 지연은 태현에게 애원했다. “후회 안 해?”* * * “결혼해.” 그의 목소리엔 감정이 없었다. 달콤한 걸 기대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허락을 구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남자는 명령을 하는 듯했다. 지연은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싶어서 두 눈을 크게 떴다. “결…… 혼이요?” “3년만 유지해.” 지연은 결혼을 생각할 나이가 아니었다. 남자라는 사람과 만나 제대로 연애도 해 본 적이 없는데 결혼이라니. “저…… 는.” “말 더듬지 말고 똑바로 해. 답답하니까.” 남자가 담배를 비벼서 끄며 등받이에 등을 기대며 말했다. “연애도 아직 못 해봤고, 아직 20대를 즐기지도 못했단 말이에요!” 오히려 무서우면 목소리가 커진다는데, 지연이 딱 지금 그랬다. 목소리는 큰데 그의 눈은 마주치지 못했다. 남자가 웃더니 팔짱을 끼며 지연을 내려다보았다. 앉은키도 그가 훨씬 컸다. “그래? 그럼 1년 줄게.” “1년이요?” 뭘 1년을 준다는 것인가. “만날 남자 다 만나고 원 없이 즐겨.” 그가 버튼 하나를 눌렀다. 조용한 차 안에는 딸깍 소리와 함께 차 문이 잠겼다. 보조석에 눕힌 그녀는 순식간에 들이닥친 열기에 숨을 할딱였다.
“윤해수 씨.”“…….”익숙한 목소리와 체취, 그녀가 몸 안에 있는 세포가 기억하던 남자였다.김태건.7년 전 마음과 몸을 주고, 저를 던져 사랑했던 그 남자.무서워서 떠났고,돌아가기엔 너무 많은 장애물이 있어서 포기했던 남자.이런 식으로 재회하고 싶지 않았는데.“이러려고 나 떠났습니까?”남자가 건넨 종이 뭉치가 처참하게 구겨져 있었다.“내 옆에 있어요. 안 그러면 손에 쥔 그 종이처럼 다 뭉개고 싶어지니까.”#동거 #신분차이 #키잡물 #연예인물#존댓말남 #협박남 #무심남 #후회남 #재벌남 #나쁜남자#순정녀 #외유내강 #당당녀 #미녀
석주를 마음에 담았던 스무 살말없이 떠난 그를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본부장님.”“본부장님 소리 집어치워. 전처럼 불러 봐.”“……선배.”죽어도 ‘오빠’라고는 하지 않을 모양이다.뭐, 듣고 싶은 소리는 이따 침대 위에서 들으면 되니까.그는 말해보라는 듯 그녀를 보았다.“본부장님 비서실로 발령 내렸을 때, 이럴 생각이셨던 거예요?”“아니.”“근데 왜 갑자기…….”“네가 개같은 소개팅을 자꾸 보러 다니니까.”지금 그녀에게 닿으면, 이성을 잃을 텐데.그는 조금 더 기다리고 싶었다. 느긋하게.“저랑 어디까지 가실 거예요?”윤지원과 어디까지…….그냥, 너를.다시 가져야겠다.(15세 개정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