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열리는 피아노 연주회 직전, 민채는 남자친구 해준이 몰래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반쯤 나간 정신으로 연주회를 마치고 결혼식장으로 뛰어갔지만, 이미 결혼식은 끝이 난 후였다. 며칠 후, 해준은 자신과의 관계를 이전처럼 이어가고 싶다는 발칙한 말을 꺼내고 만다. 평화롭게 시작한 아침부터, 지하철 안에서 개망신을 선사했다. 그 순간,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한 남자가, 새 남자친구 행세를 하며 민채를 구해주는데…….백마 탄 왕자님처럼 나타나, 자신을 곤경에서 구해준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려던 차에.“다시 말해줘요. 내가 잘못 들은 건가요?”“연애하자고 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계약 연애.”그는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는 못 버틸 것이라는 듯, 매혹적인 미소를 짓는다. 말도 안 되는 제안을 건네면서.뜻하지 않은 계약으로 인해 사랑에 눈을 뜨는 남자와, 실연의 아픔으로 사랑을 외면할 수밖에 없는 여자. 그들에게 어쩌다 시작된 계약 로맨스 이야기.
<오늘 하루, 내가 당신 가짜 신랑이 되어주는 거 어때요?>“나보고 당신 같은 남자를 평생 믿고 살라고?”“그건 그냥.....단순한 욕구일 뿐이야!” 짝- 여자에게 뺨을 맞은 남자의 얼굴이 사정없이 옆으로 돌려졌다. “채라윤, 일단 결혼하고 이야기 하자. 오늘 우리 결혼식이잖아.”“결혼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쫘악- 여자는 또 한 번 거침없이 남자의 뺨을 후려갈겼다.의도치 않게 예비부부의 이야기를 엿듣게 됐다. 얼굴이 닳도록 마른세수를 하고 있는 남자와, 그런 남자를 노려보고 있는 웨딩드레스차림의 여자의 모습.윤결은 자신도 모르게 운전석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채라윤? 나, 기억하지? 예전에 너한테 차였던 남자인데.”라윤은 아무리 지난 기억을 뒤적거려 봐도 이 남자가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었다. “아아! 생각났다. 저기……. 바쁘지 않으면 나, 차 좀 태워줄래?”충동적으로 아무 남자의 차에 올라탔다. “그런데 그렇게 입고 갈 겁니까?”“오늘 아니면 평생 웨딩드레스 입을 일도 없을 것 같으니 실컷 입어보려고요.”무슨 오기였을까.처음 보는 남자 앞에서 치부를 보였는데, 오기까지 피우는 여자를 이 남자는 뭐라고 생각할까.라윤이 고개를 돌려 창가를 바라보려던 그때. “그럼 이렇게 합시다. 오늘 하루 내가, 당신 가짜 신랑이 되어주는 거 어때요? 나도 평생 웨딩드레스 입은 여자 옆에 설 일은 없을 것 같은데.”좌절감에 빠진 그 오기의 끝에는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유혹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똥차 가고 벤츠 온다의 정석!평생 웨딩드레스 입은 여자 옆에 서지 않을 줄 알았던 남자와 다시는 웨딩드레스를 입지 않으려던 여자의 어쩌다 시작된 충동적인 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