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튀기는 난세? 천하 통일의 대업? 알 게 뭔가. 내일 아침 9시까지 연구소에 출근해야 하는 K-직장인에게, 이곳은 그저 생생한 무료 낚시터(자각몽)일 뿐이다. 퇴근 후 취미로 만든 금속 도구들을 쥐고 잠들었더니 삼국지 한복판에 떨어졌다. 불쌍한 마음에 현대 공학이 들어간 낚싯대와 정수기를 툭툭 던져주며 백성들을 좀 도왔을 뿐인데. "오오! 신선님께서 기적을 행하셨다!" 어느새 헐렁한 잠옷은 '구름결 같은 비단옷'으로 둔갑했고, 나는 전설의 기인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황건적에게 멸망한 성을 재건하려는, 내 첫사랑을 쏙 빼닮은 영주님까지 엮여버렸다. 자꾸 조조니, 유비니 하는 네임드들이 우리 영지를 탐내며 귀찮게 군다. 조용히 힐링이나 하며 살고 싶으니, 성벽에 고탄소강 함정과 스프링 석궁을 듬뿍 깔아뒀다. "내 구역 선 넘으면 다 죽는다. 난 피곤해서 이만 퇴근(로그아웃)할 테니, 알아서들 수습해." 건들면 다 찔려 죽는 절대 방어 '고슴도치 성'. 세력 다툼은 너희끼리 해라. 나는 내 여자와 내 앞마당만 지킨다. 50대 금속공학자의 압도적인 오버테크놀로지 영지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