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지하실엔 특별한 아이가 살았다. 성도 없이 불리던 이름, '유 영'. 누구도 가족이라 부르지 않았지만, 준호에게 만큼은 특별했다. 작고도 겁이 많던, 예쁘지만 웃지 않던, 아무리 아파도 울지 않던 그런 아이. 궁금했던 순간, 챙겨주던 순간, 미워했던 순간. 그 모든 건 영이가 열 네살이 되던 해 끝나버렸다. 어느날 갑자기,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준호는 그때 깨달았다. 난 공범이구나. 공범이었어. 그리고 십 년 뒤, 영이를 찾았다. 아니, 끝끝내 찾아냈다. “다신 오지 마세요.” “영아……!” “나는 오빠 동생이래요. 근데 보람이처럼…… 어여쁜 동생은 아니랬어요.” “……뭐, 뭐라고?” “오빠랑 만나면…… 오빠를 불행하게 한댔어요. 그러니까 가요. 오빠 싫어요, 오빠 미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