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진필(이주연)
진진필(이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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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왕의 혼약자

“죽으려고 누구의 흉내를 내느냐.”달빛에 드러난 새하얀 목. 한 번만, 단 한 칼만 제대로 베어 내면 된다.그의 혼약자, 아령이 그의 눈앞에서 그리 멸하여졌듯이.“실은 제, 제가 기억이 온전치 않습니다. 그리하여…….”“그래야 몇 안 되는 정보를 짜깁기하여 날 흔들어 댈 수 있겠지.”반드시, 죽여 없애야 한다! 륜은 멈추었던 칼을 다시 높이 들었다.그러나 너는 어쩌면 령아보다도 더 령아 같은가.“왜요, 왜 못 죽이십니까!”“넌! 무얼 받고 이리 무서운 짓을 하느냐. 가영궁이 첩실로 삼아 주는 대가더냐.”륜은 아이를 그대로 들어 벽으로 밀어붙였다. 선 채로 교접하는 것처럼.아릿한 하초의 쾌감에 온몸이 아득해진다. 이딴 게 무어라고.“재물이고 사람이고 못 얻을 게 무엇입니까.예, 가영궁께서 전하를 유혹하라 하시더이다. 흔들면 흔들려는 주시렵니까!”경방 따위에게 온 마음을 내어 준 아이, 그리하여 이런 무서운 짓을 하는 아이.이대로 취하여 버릇을 가르치고 싶다. 그러하면 어찌 될까. 세상이 뒤집어질까.“차라리 창기처럼 벗고 흔들려무나. 수컷의 본능이야 어쩌랴.”“제가 명아령입니다! 그저 명아령이 살아 돌아온 게 싫으신 것 아닙니까!”그저, 갖고만 싶다. 이런 것도 홀로 살아남은 천벌일까.

쉿, 그를 사랑하지 마!

‘바람둥이’강서준은 여자를 찾고 있었다.“박제 인형처럼 예쁜 여자가 필요한 게 아니야.”이도형과의 진흙탕 싸움에 종지부를 찍어 줄 여자.“예쁘기만 하면, 이도형이 그냥 넘어갈 것 같아?”아니, 적어도 그 손아귀에서 ‘희연’을 빼내 줄 여자.“매력이 더 중요해. ...

결혼하실래요?

웨딩드레스가 좋아 잡지사 <화이트 웨딩>에 입사했지만,편집장은 늘 허를 찌르는 일거리만 던져 준다.“금송아, <싸이듀> 황진헌이 인터뷰 땄어, 못 땄어?”그는 주얼리 브랜드, <싸이듀>를 업계 1위로 만든 성공의 아이콘이자콧대의 아이콘이기도 했다. 그러나…….“구걸이 전략인 줄 알았더니. 유혹이 그쪽의 전략인가.”“없는 죄를 뒤집어씌우는 재주도 좋으시네요.구걸은 그렇다 치고 유혹이라뇨?”“그럼, 내게 구걸하러 왔습니까.”공교롭게도 송아는 설탕 묻은 꽈배기로 그를 유혹했다는 오해를 산다.“아침엔 꽈배기를 흔들며 입가에 설탕을 잔뜩 묻히고 나를 도발하더니.이번엔 그런 식으로 물을 마십니다?”“그……런 식이라뇨?”“키스를 유도하는 게, 지금, 그쪽의, 목적입니까.”그의 눈동자가 장난기로 이글거린다. 먹이를 입안에 넣기 전 포식자의 표정.군침을 흘리는 듯한 그 눈빛에 또 목이 탔다.“꼭, 변태처럼 말씀하시네요.”“좋아, 그딴 것쯤. 내가 변태라고 치지. 그러니 유혹한 대가를 치러요.”그 오해의 대가는 아주 값비쌌다, 금송아의 인생이 훅 뒤집어질 만큼.결혼이 딱 질색인 남자와결혼하기 싫은 여자가 만나 그리는 블링블링한 로맨스,결혼하실래요?★본 도서는 15금 개정판 도서입니다.

기망하다

★본 작품은 기존에 19세 이용가로 이북 출간된 작품을 15세 이용가로 재편집한 작품입니다.★시혁의 집에 새로 들어온 찬모, 민수는 숨 막히게 고왔다.우유를 쏟아부은 것 같은 피부와도톰한 윗입술에 색기가 조르륵 흘렀다.“그 나이에, 그 얼굴로…… 남의 집 식모 일을 했었다?”가난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어리고 아름다운 여자라.동정심을 끌어내려는가, 베갯머리송사를 할 것인가.그러나 엉망이 될 줄 알았던 생활은오히려 더 만족스럽게 유지되었다.편하자고 화해를 청했지만 시혁은 그녀가 조금씩 더 불편해져 갔다.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려던 노력은 슬슬 한계에 부딪혔다.“차라리 그냥 침실로 뛰어들지, 왜 그런 짓을 했어?”그의 목소리는 격앙되었다.“넌! 몸은 불편할지언정, 모자라지 않아.유나에게 반항도 하지 않고 고스란히 매를 맞더군.내 마음을 끌려고 노력한 네게, 내가 고스란히 놀아난 건가?”옳았다. 처음부터 시혁은 민수를 원했었다.그의 시선은 항상 속절없이 그녀에게 끌려다녔다.도발을 품은 그녀의 눈빛에 어린 짙은 원망.“난 더 이상 참지 않기로 했어.”그는 지금, 그녀를 안을 이유가 충분했다.아니, 이유 같은 것은 상관없었다.끝까지 그를 기망할 수 있었던 건, 그의 진심 때문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