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빈
서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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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이 돌아왔다

“선배가 저 좀 키워주세요.” 가장 빛날 때 믿었던 연인의 배신으로 세상의 웃음거리가 됨과 동시에 어이없는 추락 사고까지 당한 지수현. 그러나 죽은 줄 알았던 그녀가 눈을 떴을 때, 세상은 5년 전의 과거로 돌아가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앞에 원래라면 엮이지 않았을 한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바로 미래엔 죽고 없었던 천재 배우 서진우. 수현은 침착하게 상황을 되짚었다. ‘지금 나에게 부족한 건 그거야. 빠른 길로 가자. 빨리 질러가야 미래를 바꿀 수 있어.’ 미래를 바꾸기 위해 진우에게 가짜 스캔들을 제안하는 수현.  그렇게 기묘한 동맹 관계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어쩐지 수현이 예상한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저쪽에 카메라 보여?” 진우는 수현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그의 숨결이 귀에 닿아 간지러웠다. “혹시 못마땅하거든 말해. 그럼 실전으로 전환할지 고려해 보지.” “실전이요?” 과연 수현은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백조가 사는 바다

보육원에서 자라며 오랫동안 입양을 가지 못한 유진. 크리스마스가 돼도 부정적이기만 하던 16살의 유진에게 선물처럼 찾아온 지완. 유진은 지완과 훗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열쇠고리를 선물로 받는다. “원래 드라마 같은 데서 보면 서로 물건 나눠 가졌다가 나중에 만나서 맞춰보고 그러잖아요. 그래야 아저씨가 나중에 저를 만나도 알아보지요.” . . . 5년 후 유진은 지완을 찾아 화은건설 안내데스크에 입사하지만,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지완에게 실망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발레 공연장에서 지완과 우연히 마주치게 되고, 두 사람은 발레를 계기로 새로운 인연을 쌓아가게 되는데….

처음입니다

“네가 마음의 짐을 스스로 벗을 기회를 줄까 해.”“버, 벗어?”태리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현빈을 빤히 바라봤다.“그래. 이참에 확실하게 벗자.”2년 전 기억도 하지 못하는 실수가 불러온 참담한 인연.악연이라 말하던 차가운 남자에게 불면증을 가져다준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그가 그녀에게 내건 조건은 인간 오디오북!? 그러나 잠을 자기는커녕 현빈의 행동은 점점 수상해져만 가는데…….태리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던 현빈의 손가락이 태리의 어깨를 가볍게 쥐고 살짝 끌어당겼다.그의 얼굴과 특히, 입술이 태리의 귓가에 바짝 다가왔다.태리는 다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이름이 뭐냐고 물었잖아.”“그건… 여주인공 대사야.”“아, 그랬나.”현빈의 입가에서 살짝 새듯 흘러나온 웃음기가 산들바람처럼 귓가를 간지럽혔다.태리의 걱정을 우롱하듯 현빈의 손끝은 어느새 태리의 팔을 향해 천천히 내려가고 있었다.

악랄하게 짓밟다

“누구 마음대로 끝나?” 그가 싸늘하게 뇌까렸다. “내 허락 없이 네가 뭘 끝낼 수 있는데?” 아버지의 죽음 후 소혜의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디자이너의 꿈을 접고 빚을 갚기 위해 처절하게 살던 어느 날, 소혜는 충동적으로 한때 아버지의 회사였던 CH 패션의 면접을 보러간다. 세상에 대고 말하고 싶었다. 시궁창에 처박혔던 한소혜는 죽지 않고 살아있다고. 하지만 그곳에는 소혜가 늘 마음에 품어왔던, 5년 전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매몰차게 자신을 외면한 차강헌이, 5년 후 제 아버지가 죽은 자리에 앉아 이제는 CH 패션의 대표가 된 차강헌이 있었다. “아직도 너에게 선택권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차강헌은 시궁창보다 더 지독한 덫이 되어 그녀를 옭아매기 시작했다. “내 집. 앞으로 네가 지낼 우리 집.” 더 이상 다정했던 첫사랑은 없었다. 악마 같은 늪이 되어 소혜를 제 영역으로 집어삼킬 뿐.

하얀 거짓말

“네가 근처에 있으면 네 냄새가 나.” 처음엔 그저 서로의 목적을 위한 계약 결혼인 줄 알았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1년만 부부로 지내면 카페를 주겠다던 최은우. 마치 동화 속 왕자 같은 모습에 보호 본능까지 일으킨 그에게  해인은 속절없이 끌렸다. 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마주한 순간. 그녀는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미쳤어?” 흥분한 해인의 눈빛이 이지러졌다.  원망이 가득한 눈초리로 은우를 똑바로 응시했다. “몰랐어?” 그런 해인을 바라보는 은우의 표정은 슬프기만 했다. “난 오래전부터 미쳐 있었어.” 그의 깊고 검은 눈동자 앞에서 해인은 한없는 무력감을 느꼈다. 이미 그에게 길들여져버린 것일까.

울리지도 못하게

“민성재가 집 안에 숨겨 놓은 장난감이 있다던데. 그게 너야?” 그녀가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고 있는 이 저택 안에서 그녀는 어디까지나 천덕꾸러기, 하찮은 부속품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누구의 눈에도 띄고 싶지 않았다. 특히, 이 저택의 작은 주인이자 오늘의 주인공인 민성재의 눈에는 그저 정원의 나무 한 그루 정도로 보이고 싶었다. 어쩌면 오늘만큼은 그게 가능할지도 몰랐다. 오늘은 그의 약혼식 날이니까. 성재가 시안에게 매달리게 되며 그의 가족들로부터 받았던 무시와 멸시, 경멸도 이제 벗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적어도 민성재의 친구, 정유현과 얽히기 전까진. “유시안.” 그 무의식적인 미소에 유현이 바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뭔가 다른 의미로 시안의 표정을 받아들인 게 틀림 없었다. 가뜩이나 검은 음심으로 빛나던 눈빛이 더욱 짙어졌다. “너 아주 재밌다.” 그가 혀끝을 빙글 굴리며 한 그 말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몰라도 시안을 도발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그 도발에 넘어간 시안은 성재의 약혼식 날, 그의 방에서 유현과 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