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서
김현서
평균평점 4.25
연애공백기

정확히 알아들은 겁니다

그러나, 그래도, 그래서 너를 - 골든로즈003

갑작스럽게 아이를 잃고 삶의 의미마저 잃어버린 두 사람. 서로를 위해 헤어졌던 3년. 숨은 쉬어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던 시간. 억지로 막아두었던 감정은 우습게도 맥없이 무너졌다. 둑이 터진 설움이 해일처럼 쏟아져나왔다.  지독한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 잊으려고 애를 써도 그때뿐이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우리가 예전과 같을 수 없다는 걸 알아. 그래도 우리, 끝까지 가자. 해피엔딩이 아니어도 괜찮아.” 아무리 누르고 짓밟아도 죽지 않을 마음이라면 차라리. “네 남자로 살게 해줘.”

그러나, 그래도, 그래서 너를
4.25 (2)

갑작스럽게 아이를 잃고 삶의 의미마저 잃어버린 두 사람.서로를 위해 헤어졌던 3년. 숨은 쉬어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던 시간.억지로 막아두었던 감정은 우습게도 맥없이 무너졌다.둑이 터진 설움이 해일처럼 쏟아져나왔다. 지독한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 잊으려고 애를 써도 그때뿐이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우리가 예전과 같을 수 없다는 걸 알아. 그래...

연애잠복기

“연애합시다.”혜원은 커다란 눈동자를 깜빡이며 되물었다. 지금 뭘 들은 거지?“합시다. 연애.”그러나 재차 확인해도 앞뒤 배열만 바뀌었을 뿐, 좀 전에 들은 말은 잘못들은 게 아닌 모양이었다. 혜원은 한층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눈으로 준수를 바라보았다.“왜…… 일까요?&rdquo...

어느 날, 갑자기

바닥에 떨어진 담요를 툭툭 털어 다시 덮어주려는 순간, 이원과 강우의 눈이 마주쳤다. 잠에 취한 것인지 술에 취한 것인지 어쩌면 둘 다겠지만, 강우의 눈은 흐리멍덩했다. “이원아.”잠이 깬 건가? 이원이 더 주무시라고 대답하려는데 강우가 느릿하게 말을 이었다.“좋아해.”설마 저 ‘좋아해.’ 가...

손끝의 키스

한밤중에 벽을 타고 들려오는 수상한 신음 소리.-하아…… 아흣.세연은 이사 온 첫날부터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대체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 걸까. 혈기 왕성한 청소년이라도 사는 건가. 막연하게 궁금증이 증폭되어가던 어느 날, 옆집 남자와 딱 마주친다.“혹시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없습니까?”“작업 멘트치고는 너무 고전적인 거 아닌가요?”하지만 뜻하지 않게 자꾸만 마주치는 옆집 남자. 언제부턴가 옆집 변태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애매한 관계

-헤어진 연인. 최악의 재회.“오늘부터 여러분은 DN컴퍼니가 아닌 선데이팜의 직원입니다. 단, 인턴으로.”갑작스러운 인수합병. 그녀의 새로운 고용주는 무척이나 낯익은 얼굴이었다. 한 사람씩 악수하며 인사하는 그가 점점 그녀 쪽으로 다가온다.“윤……. 희서입니다.”그대로 지나치는가 싶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찰나, 스치듯 익숙한 목소리가 귓전을 간질였다.“오랜만이다.”친구에서 연인, 그리고 완전한 결별. 이제는 갑과 을의 관계로 다시 만났다. 그리고 그 갑은 집요하게 그녀를 구석으로 몰아넣기 시작했다.“윤희서.”“왜.”“나 이제 너랑 친구 놀이 그만하고 싶은데.”“그렇게 해. 그럼 그나마 회사도 못 다니겠네. 내일 중으로 사직서 제출할…….”진우는 미련 없이 차 문을 열고 나가려던 그녀의 손목을 재빨리 낚아채어 끌어당겼다.“연애하자. 이번엔 제대로.”“흡…….”날카로운 붉은 혀가 그녀의 입술을 가르고 들어와 열기 어린 숨을 내뱉는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정도로 얽혀들어 가는 숨은 혼란스러운 그녀의 머릿속과 똑 닮아있었다.하지만 그녀를 가장 놀랍게 만들었던 것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누구에게나 사람 좋던 그가.“두 번 다시.”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나타났다는 점이다.“나한테서 등 돌리지 마. 돌아버릴 것 같으니까.”말을 마친 그는 도망칠 수 있는 퇴로를 주지 않겠다는 듯 그녀의 목덜미에 강렬한 흔적을 새겨넣었다.친구에서 자연스럽게 발전했던 연인관계. 하지만 우정조차 남기지 않은 결별.5년 만에 다시 만난 그들은 소꿉친구, 전 애인, 직장상사와 부하직원이라는 복잡하고도 애매한 관계가 되어버렸다.

연애한도초과

단 한 번의 접촉사고.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남자.“이름 알려주는데 10만, 나이 알려주는데 10만, 온종일 데이트 100만, 이제 남은 건 101만원인데.”불안한 기분을 지울 수 없는 은채가 얼른 그의 손에 잡힌 제 손목을 빼내려 해봤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태훈 역시 바짝 힘을 주어 끌어당겼다.“101만원, 한방에 깝시다.”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삼켜낸다. 놀란 마음에 그녀가 얼른 입을 다물어버렸다. 그러나 그의 입술은 그녀의 입술을 붙든 채 놓아주지 않았다. 단단히 맞물린 잇새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참았던 숨이 탄식처럼 내뱉어지는 그 순간을 태훈이 놓칠 턱이 없었다. 체온보다 뜨거운 열기를 가득 담은 그의 혀는 거침없이 그녀의 입안을 누비고 다녔다. 한 군데도 빼놓을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반영하듯 무척이나 집요하게. (본문 中)

탐정동아리 사건일지

<탐정동아리 사건일지> “사건은 매번 학교에서 일어난다.” 빛과 어둠, 그 사이에 숨은 꽃씨 하나를 찾아 가는 청소년들의 성장 일기 감각적인 언어와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고통스러운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온 김현서 시인이 청소년시집 『탐정동아리 사건일지』를출간하였다. 1996년 『현대시사상』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2007년 『한국일보』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었고, 시와 동시를 함께 쓰고 있다. 『탐정동아리 사건일지』는 시인의 첫 청소년시집으로, 시집 전체를 한 편의 성장 서사로 엮는 방식을 활용하였다. 시인은 57편의 시를 촘촘하게 엮어 ‘태블릿 피시 도난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중학생들의 이야기를 마치 추리 소설처럼 담아내었다.시인은 아이들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그들의 일상과 고민, 그 속에 감춰 둔 속마음을 드러낸다. 이 시집은 ‘2019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이자 ‘창비청소년시선’ 스물네 번째 권이다. 2019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 김현서 시인의 청소년시집 『탐정동아리 사건일지』는 연작시 「탐정 일지」를 중심으로 시집 전체가 한 편의 성장 서사로 엮여 있다. 교실에서 일어난 태블릿 피시 도난 사건을 시작으로 가족, 학교, 우리 사회 등이 얽혀 벌어지는 일들을 명섭, 박진철과 오진철, 혁수, 규진 등을 등장시켜 흥미진진하면서도 가슴 찡하게 그려 낸다. ‘사건을 키우는 건 집이다’(1부), ‘사건은 매번 학교에서 일어난다’(2부), ‘한통속으로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3부), ‘사건 전담 꼴통들의 반란’(4부)의 1~4부 제목 역시 이 시집만의 특색을 잘 보여 준다. 시집을 읽는 동안 우리는 마치 한 편의 추리 소설을 읽을 때 같이 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재미에 빠지는 한편 우리가 진짜로 잃어버린 소중한 것이 무엇일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이 시집은 2019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