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러브
안데르센러브
평균평점 3.89
자보트를 새 언니라고 부르지 마세요
3.94 (17)

나, 자보트 윈체스턴은 열아홉 나이에 의붓아버지의 유산을 상속받아 윈체스턴 가(家)의 주인이 되었다. 가문 운영은 어머니가 해주실 테니 나는 평생 놀고먹으면 돼―라고 생각하던 차에 죽음의 위기를 겪게 되고, 인생 계획을 다시 썼으니―“이제부터는 내가, 윈체스턴의 진짜 주인이 되겠어.”윈체스턴의 부와 명예도, 나의 헌 동생과 새 동생의 장래도, 무도회에서 하룻밤을 불태운 내 남자와의 의리도, 전부 다 이 손으로 지킬 것이야.“윈체스턴 양, 당신에게만 가르쳐드리겠습니다. 사실 내 진짜 신분은…….”“쉿. 당신의 비밀을 지키세요, 멜릭.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남자의 고운 마음씨뿐이랍니다.”“……그런데 아까부터 내 오른쪽 허벅지에 관심이 있으신 것은 왜일까요.”“오해는 마세요. 남자의 마음씨란 어디에서 우러나오는 것일까 탐구 중이었답니다.”성깔은 좀 있지만, 알고 보면 자상한 자보트 언니랍니다.

이혼을 생각하던 밤에 남편이 사라졌다
3.0 (1)

나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남편이었다. 그날 밤, 그의 진심을 듣기 전까지는. “그 여자한테 일을 넘겼다고? 쓸데없는 짓이군. 그 여자는 못 해. 그러니 아무것도 시키지 마.” 남편이 지칭하는 ‘그 여자’는 나였다. 그는 내가 없을 때면 다른 이들에게 ‘그 여자는 아무것도 못 할 것’이라고 말해 온 것 같았다. 나는 남편과의 이혼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럼 남자와 살면서 한 사람의 귀족으로서, 어른으로서 살아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런 남자와 한 침대에서 잠들 수 없었다. 그러나― “공작부인. ……공작님께서 실종되셨습니다.” 그럴 리가. [내 아내를 1순위 상속인으로 지정한다.] 정말로…… 이해할 수 없는 남자였다.

이토록 다정한 낙원

란테는 학살자 게비몬드의 아내 따위 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고향을 파괴하고 양어머니와 이웃들까지 몰살시킨 미치광이 왕의 아내 따위 되고 싶지 않았다. 살아남았지만, 화려한 보석과 드레스에 감싸인 채 인형처럼 살아가는 삶은 행복이 아니었다. 평화로운 숲속 마을에서 캐 먹던 풀뿌리와 딱딱한 빵이 그리웠다. 돌아가고 싶었다. 벗어나고 싶었다. 죽음을 무릅쓰고서라도. “…천사여.” 믿음 없는 기도로라도. “그대가 수호하는 낙원의 딸이 부르노라.” 뭔가를 불러낸 그녀는 천사인지 괴물인지 알 수 없는 존재의 팔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비고?” 어찌 된 일인지 10년 전에 행방불명되었던 소년이 장성한 사내가 되어 그녀를 구했다고 한다. 사악한 마녀에게 잡혀가는 걸 봤다는 꼬마들의 증언이 생생했는데. “너 정말 비고야…?” 분명히 그 아이였다. 그녀가 제일 좋아했던 소꿉친구. 작고 사랑스러웠던 꼬마 친구. “감사 인사는 네 약혼자한테 해. 널 구해줘서 고맙다고 내게 2만 크로네를 주겠다더라.” 하지만 그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크고 강인한 몸으로 자라 있었고, 대 영지의 성주라는 높은 지위도 가졌다, 그리고. “그자는 내 약혼자가 아니야! 내 어머니를 죽이고 우리 고향을 파괴한 미치광이란 말이야!” “그게 뭐?” 차가워진 눈빛과 말투. “그자가 죽인 건 ‘남의 어머니’였을 뿐이지, 그가 자기 가족을 죽인 말종은 아니잖아? 자기 여자한텐 잘한다던데. 그 정도면 괜찮은 신랑감이야.” 비고는 겉모습뿐 아니라 내면까지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뀐 것 같았다. “살인자라 싫어? 깨끗한 남자를 찾고 있나? 여기선 까다롭게 굴면 살아남기 힘들어, 란테.” 일러스트: 우문

불과 화약이 입 맞추듯이

결투와 로맨스에 열광하는, 방종한 낭만의 제국. 멜로스의 영주 후계자 로즈마리아는 미모와 지성으로  뭇 여성들에게는 선망을, 뭇 남성들에게는 열렬한 구애를 한 몸에 받는다. 하지만 결혼이고 나발이고 로즈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원수 가문인 카멜롯과의 지난한 갈등을 끝내고 싶다.... "뭐? 오빠들이 또 카멜롯이랑 싸우러 갔다고?" 로즈가 혼자만의 노력에 지쳐가던 중. "호외요! 카멜롯의 후계자가 돌아왔답니다!" 카멜롯 가문의 장남, 제이드가 5년 만에 귀국하여 돌아온다. 두 가문의 불화에도, 그리고 화해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무심한 그가 어느덧 남자 냄새를 물씬 풍기며 나타나 로즈에게 묘한 제안을 하는데. "나랑 하자. 하고 싶어 했었잖아, 너." 결혼을. 원수 가문의 아들과 결혼을 하자. 내 가문의 평화와 명예를 되찾기 위해서. "그런데 너희 가문에서는 허락할까, 제이드?"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연인으로 보이기만 한다면." "난 연기 같은 거 못 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넌 그냥 대충 나한테 맞추면 돼, 로즈." 그리하여 전 재산과 명예를 담보로 건 서약서에 이름을 새기는데. "로즈... 왜 날 버렸어...?" 다짜고짜 적진 한복판까지 쳐들어 온 제이드. "난 네가 처음이었는데... 남자의 전설검을 허락한 상대는 너뿐이었는데... 흑..." “너, 너 미쳤어? 적당히 하지 못해?” "허억! 제이드 카멜롯이 어째서 내 딸에게...!" "꺄아악! 뭐, 뭐가 처음이었는데요? 뭔데요? 어서 자세히 좀 말해보시라고욧!" 왠지 내 동맹이 연기에 진심이다.

이토록 다정한 낙원 1~2권

란테는 학살자 게비몬드의 아내 따위 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고향을 파괴하고 양어머니와 이웃들까지 몰살시킨 미치광이 왕의 아내 따위 되고 싶지 않았다. 살아남았지만, 화려한 보석과 드레스에 감싸인 채 인형처럼 살아가는 삶은 행복이 아니었다. 평화로운 숲속 마을에서 캐 먹던 풀뿌리와 딱딱한 빵이 그리웠다. 돌아가고 싶었다. 벗어나고 싶었다. 죽음을 무릅쓰고서라도. “…천사여.” 믿음 없는 기도로라도. “그대가 수호하는 낙원의 딸이 부르노라.” 뭔가를 불러낸 그녀는 천사인지 괴물인지 알 수 없는 존재의 팔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비고?” 어찌 된 일인지 10년 전에 행방불명되었던 소년이 장성한 사내가 되어 그녀를 구했다고 한다. 사악한 마녀에게 잡혀가는 걸 봤다는 꼬마들의 증언이 생생했는데. “너 정말 비고야…?” 분명히 그 아이였다. 그녀가 제일 좋아했던 소꿉친구. 작고 사랑스러웠던 꼬마 친구. “감사 인사는 네 약혼자한테 해. 널 구해줘서 고맙다고 내게 2만 크로네를 주겠다더라.” 하지만 그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크고 강인한 몸으로 자라 있었고, 대 영지의 성주라는 높은 지위도 가졌다, 그리고. “그자는 내 약혼자가 아니야! 내 어머니를 죽이고 우리 고향을 파괴한 미치광이란 말이야!” “그게 뭐?” 차가워진 눈빛과 말투. “그자가 죽인 건 ‘남의 어머니’였을 뿐이지, 그가 자기 가족을 죽인 말종은 아니잖아? 자기 여자한텐 잘한다던데. 그 정도면 괜찮은 신랑감이야.” 비고는 겉모습뿐 아니라 내면까지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뀐 것 같았다. “살인자라 싫어? 깨끗한 남자를 찾고 있나? 여기선 까다롭게 굴면 살아남기 힘들어, 란테.” 일러스트: 우문

자보트를 새 언니라고 부르지 마세요 특별외전

나, 자보트 윈체스턴은 열아홉 나이에 의붓아버지의 유산을 상속받아 윈체스턴 가(家)의 주인이 되었다. 가문 운영은 어머니가 해주실 테니 나는 평생 놀고먹으면 돼―라고 생각하던 차에 죽음의 위기를 겪게 되고, 인생 계획을 다시 썼으니―“이제부터는 내가, 윈체스턴의 진짜 주인이 되겠어.”윈체스턴의 부와 명예도, 나의 헌 동생과 새 동생의 장래도, 무도회에서 하룻밤을 불태운 내 남자와의 의리도, 전부 다 이 손으로 지킬 것이야.“윈체스턴 양, 당신에게만 가르쳐드리겠습니다. 사실 내 진짜 신분은…….”“쉿. 당신의 비밀을 지키세요, 멜릭.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남자의 고운 마음씨뿐이랍니다.”“……그런데 아까부터 내 오른쪽 허벅지에 관심이 있으신 것은 왜일까요.”“오해는 마세요. 남자의 마음씨란 어디에서 우러나오는 것일까 탐구 중이었답니다.”성깔은 좀 있지만, 알고 보면 자상한 자보트 언니랍니다.

오르텐시아 : 버려진 황녀는 짐승을 길들인다

오르텐시아는 위대한 황제인 어머니를 사랑했다. 그래서 그녀는 평생 미소도, 눈물도 모르고 오직 황족다운 품위만을 지키며 살았다. 위대한 황제의 아이라는 드높은 자부심은 그녀의 전부였다. 그러나- “카라얀 영주, 비센테 칼리가 오르텐시아의 남편이 될 것이다." 황제는 갑작스럽고도 절망적인 혼인을 보상이라며 명령했다. “폐하. 카라얀 영주는 황녀의 배우자로 삼기에는 신분이 너무 비천합니다.” “가서 비센테랑 잘해 봐. 야만족이라 머리가 텅 비어서 그렇지, 몸도 좋고 얼굴도 반반하다더라?” 오빠가 말리는 척해도 소용없었고, 언니는 황성을 떠나는 티아를 조롱했다. “송구하오나, 저희 성주님은 지난주에 시찰을 나가셔서 부재중이십니다.” 심지어는 그녀의 남편이 될 이마저도 오르텐시아를 반기지 않는 듯했지만- “날 가르치겠다고?” 서로의 신분을 모른 채 우연히 마주친 비센테는 야성적으로 아름다웠고, 그녀에게 호감을 보이며 미소 지었다. “난 말 안 듣는 학생으로 유명한데.” “아무리 말 안 듣기로 유명한 사람이라도 내 말을 안 듣는 이는 못 봤어요.” 그녀가 턱을 치켜들고 고고하게 대답하자, 비센테의 눈가에 걸린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궁금하네. 그대가 날 어떻게 혼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