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왜 그를 귀신으로 오인했는지, 알 것 같다.남자치고 너무나 하얗고 창백한 피부, 날렵한 턱선, 순해 보이면서도 애틋한 동공과 눈동자.나도 모르게 그 얼굴을 조금 더 감상하고 싶다는 생각에 멍하니 있었다.그때, 그가 매우 무심한 말투로 말했다.“입 닫지 그래.”“……네?”“그쪽 지금 입 벌리고 있거든.”“아! 죄송…… 아, 진짜로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제가…….”“고맙지?”“네?”“조심하라고 앞으로는.”오빠인 건 확실하고,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추정!객관적으로 매우 잘생긴 외모에 급작스런 상황에서 반사신경까지!이렇게 보내기 아쉬운 인연이라 메모지를 꺼내 핸드폰 번호를 적어서 건넸다.“혹시라도 사례금이 필요하면 이쪽으로 연락…….”“필요 없어요. 우린 또 볼 테니까.”“네?”“또 봐요.”그가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미소를 그리며 멀어져간다. 그는 귀신이 아니었다.‘나는 그쪽의 수호천사니까.'
[유 비서. 사장님 깨어났어요.] 한 달 만에 약혼자가 깨어났다. 사랑하는 약혼자에게 달려간 은재는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남자와 맞닥뜨리게 된다.“누가 그쪽 오빠라는 거지?”자신을 잊은 것도 서러운데, 더 억울한 건 주변 사람들 중 오로지 그녀만 지웠다는 것.3년을 옆에서 함께한 비서이자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그는 까맣게 잊어버렸다.“사장님. 설마 유 비서를 기억 못 하십니까?”“지금 날 놀리는 건가?”하지만 은재는 그를 되찾기 위하여 홀로 애쓴다. 옆에서 고군분투하는 그녀에게 진형은 주워 담지 못할 말을 내뱉는다.“나, 정진형은 기억을 되찾기 위한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을 거야.”과연 이 남자는 후회하게 될까?-약혼자가 돌아왔다-
이혼이 성립된 그날.‘임신을 해 버렸다.’하지만 이 사실을, 전남편에겐 절대 숨겨야 한다!*** 결국, 냄새를 맡아버린 전남편 강훈.“임신, 한 거지?”“……….”“설마 지금도 아니라고 잡아뗄 건 아니겠지.”소민의 아랫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솔직히 말하기로 했다. 모든 걸 사실대로 말하고, 용서를 구하기로. 제발 아이를 욕심내지 말아 달라고. 임신을 숨긴 사실은 미안하지만, 더 이상 관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맞아요. 나, 임신했어요.”“역시.”“미안해요.”“놀라운 여자야.”“당신에게 감춘 건 정말 미안하지만……… 강훈 씨.”더욱더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려는 참이었다.“그 남자는 대체 언제 만난 거지?”“………네?”머리가 멍해지는 한마디였다.“아이 아빠 말이야. 나 몰래 만나기 시작한 게 언제냐고.”이 남자 지금 무슨 소릴 지껄이는 거지?다른 남자가 아이 아빠일 거라는,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전남편의 끈질긴 구애가 시작된다!
늘 꿈꿔온 회사에 신입 사원으로 입사한 지원은 그곳에서 6년 전 짝사랑했던 과외 선생님, 도현과 재회한다. “아무래도 강지원 씨가, 6년 만에 내 앞에 나타난 게 잘못인 것 같습니다.” 도현은 다시 마주한 지원에게 걷잡을 수 없는 떨림과 설렘을 느끼지만, "구질구질한 옛 기억 같은 거, 지니고 있지 마요." 용기 내어 건넨 고백을 거절당한 일이 여전히 상처로 남아 있던 지원은 한 번 실패한 사랑은 다시 마음에 품지 않겠다 다짐한다. 하지만, 더는 사랑하지 않겠다 다짐했음에도 거침없이 다가오는 도현 때문에 지원의 마음은 속절없이 흔들리고, 한편, 이웃집 남자 한별 또한 반복되는 우연 속에서 점차 지원에게 가까이 다가서는데……. *** “그거 알아?” “…….” “내가 좀 끈질겨.” 그러니 내게서 도망칠 생각 같은 거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내 영역에 들어온 이상, 안 놔줄 생각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