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아악!! 이건 꿈이야. 꿈이라고오…….”23살 창창한 나이에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한 미리.환생한 것까지는 나쁘지 않았다.왜, 소설에서 보면 주야장천 나오는 게 환생 레퍼토리 아니던가.환생해서 소설의 주인공도 되고, 주인공 친구도 되고, 악역도 되고, 하다하다 악역의 딸도 되어보고, 주인공들에게 희생당하는 이들이 되기도 하지.그래서 미리도 그럴 줄 알았다.눈앞에 보이는 게 피 폭죽이 팡팡 터지는 시체 파티가 벌어지는 전쟁터가 아니었다면.미리가 환생한 게 주인공도, 조연도, 악역도 아닌 전쟁터 한가운데 있는 바위가 아니었다면!바위로 환생한 미리가 이끼와 야생화와 함께 이 피 튀기는 전쟁터에서 살아온 지 수년.그들 앞으로 인간의 황태자라는 남자가 등장했다.남자, 에릭은 계속해서 바위에 불과한 미리를 찾아오고 미리는 바위인 자신을 처음으로 바라봐 준 에릭에게 정을 주게 된다.인간인 에릭은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했고, 미리는 그런 에릭을 가슴에 묻었다.***“에릭……?”그렇게 3천 년이 흘러, 미리의 눈앞에 에릭의 모습을 한 사내가 등장했다.“진짜 똑같네……. 저기, 네 이름은 뭐야?”“노엘. 노엘 프렌시아 에이드리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