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해름
여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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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의 탐

“저리 못나고 방울만한 것이 춘류각의 안주인이란 말인가?”월하노인이 점지한 북위산 령주의 신부는 심약하고 볼품없는 인간 계집이었다. “이놈의 늙은이가 노망 난 것이 분명하구나!”황당함을 금하지 못한 북위산 령주는 월하노인에게 쫓아가 ‘미치지 않고서야 이 무슨 빌어먹을 짓이오!’라며 따지고 싶었다. 하지만 이곳저곳 바람처럼 유랑하는 월하노인을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하여, 어쩔 수 없이 신부를 맞이했다.“네 소임이 무엇인지 말해 보아라.”“제 소임은 령주님을 극진히 모시며 북위산의 젖줄인 홍매화가 왕성해지도록 좋은 기운을 북돋아 주는 것입니다.”“어진 성품으로 귀감이 되어야 할 안주인이 내실에 어엿하게 앉아만 있으면 홍매화가 왕성해 진다더냐?”“그건…….”“홍매의 정기는 주인들이 부부의 정을 나누어야 왕성해지느니라.”“그렇긴 하온데……. 갑자기 다가오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갑자기 마음이 바뀌었다.”“바뀌었다니요?”“처량하게 눈물짓는 홍매가 딱하지 않느냐. 안쓰러운 홍매를 위해서 실성한 척하고 초야를 치러볼까 싶구나.”[본 도서는 15세이용가 개정판 입니다]

깊은 밤 미운 님

“제가…… 그리도 미우십니까?” “이 가는 목을.” 기다린 듯 손을 뻗은 사내가 여인의 턱밑을 짚고 슬그머니 손아귀를 조였다. “가차 없이 비틀어 숨통을 끊어 놓고 싶을 만큼 밉다.” 바라볼 수 없는 사내를 가슴 아프게 바라보는 여인. 그 여인을 냉정하게 외면하면서도 오롯이 소유하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히는 사내. 그러나 감히 이룰 수 없는. 그러나 감히 이루고 싶은. 이룰 수 없어 애달픈 사랑을 하늘이 부디 허락해 주길…….

밤의 열기

-그와 함께하는 밤이 늘어날수록, 깊어지는 밤처럼 그녀의 마음이 깊어진다.-  “작별 인사 받으려고 불렀어. 무사히 다녀오라면서 진하게 뽀뽀 한 번 해 줘.”  정우의 음성은 너무도 무던했다. 악착같이 거리를 유지하는 다윤이 조금 더 다가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눈곱만큼도 드러나지 않을 만큼 평범 그 자체였다.  다윤은 ‘뽀뽀해 줘.’라는 낯간지러우면서도 달콤한 요구보다 ‘작별 인사’라는 말에 주의를 기울였다.  작별. 혹은 이별.  언젠가 닥쳐 올 두 사람의 마지막이 다윤의 머릿속에 연상되었다. 그때는 정우와 다윤이 더는 남자와 여자가 아닌 직장 동료로만 지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정우가 방금 한 말은 두 사람의 마지막을 거론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잠깐의 헤어짐을 말한 것뿐이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가슴이 서걱서걱한 것일까.

냉정한 청혼

“신의현 씨의 청혼이 유효한지 묻고 싶어요.”“무슨 뜻이야?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거 같은데.”“나와 결혼할 의사를 아직 갖고 있는지 물었어요.”그와 그녀는 서로를 사랑해서가 아닌 필요에 의해서 결혼한다. 그리고 영원히 타인일 수밖에 없는 부부로 살아가게 된다.그런데 어느 날 그가 그녀...

눈부신 열정

가장 눈부시게 열정적인 순간 사랑을 열망했다.“진서온, 나 너한테 좋은 친구 말고 좋은 남자하자.”짙푸른 안개 섬 청도의 꼬마주인 류이환.건장한 남자가 된 그가 기억 속에 머문 그녀를 만났다. 진한 슬픔 때문에 마음의 성장을 멈춘 진서온.언제나 소녀인 그녀가 기억 속에 사는 그를 찾아냈다.“류이환, 내 눈과 마음은 언제나 류...

얼음여우

난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아. 시작되지도 않은 내일을 두려워하느라 오늘을 버릴 순 없어. 널 사랑한다는 이유로 내 앞에 불행이 놓인대도 오늘의 난, 오늘의 너를 사랑할 거야.-그것이 강하일의 사랑법이다.-“지, 지금 뭘 하시는 겁니까?”“왜 약속을 어기는 걸까? 술김에 한 약속이라서 안 지켜도 된다는 걸까? 아니면 잊어버린 걸...

그대 비서입니다

SH그룹의 소문난 문제아, 강준훤.개과천선할 마음이 쥐똥만큼도 없는 그의 앞에 깐깐하기 그지없는 한 여자가 나타났다. 문제아 해결사로 명성이 자자한 비서, 유연수.“그대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하나야. 그대의 이사님에게 잔소리를 하지 말라는 거.”“명심하며 성심성의껏 모시겠습니다.”“말귀를 못 알아듣는군. ...

바보가 사랑을 합니다

바보의 사랑은 초콜릿보다 진하고 달콤합니다. 그래서 더 아픈지도 모르겠습니다. 아픔조차 달콤해서…….“저를, 4초간만 사랑해 주시면 안 될까요? 1초는 눈으로, 2초는 코로, 3초는 입술로, 4초는 심장으로, 오늘만……처음이자 마지막으로…….”4초의 사랑. 1초...

대박! 검사 마누라

“할 줄 아는 건 공부밖에 없었어요!”라는위대한 여검사 서하민과“공부 빼고는 다 잘했어요!”라는 불량한 남자 임독전의 결혼이야기!홀로 독(獨), 돈 전(錢)이세상의 모든 돈을 홀로 독차지하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남자, 임독전.그의 성격은 이름만큼이나 우라질레이션!천상천하 유아독존! 아니 유아독종!바락바락 윽박지르기...

그의 아내이고 싶다

"오만한 욕심인 걸 알아.무모한 도전인 걸 알아. 알고 또 알고 뼛속 깊이 알아도 포기할 수 없어.”그녀는 그를 맹목적으로 사랑한다. 그녀에게 그는 유일한 남자이고 운명이다.그는 그녀를 지켜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그에게 그녀는 감추고 싶은 치부이자 아픔이다.“넌 항상 내가 아닌 다른 곳을 보고 웃지. 네 미소를 지겹...

그녀는 남자

그녀는 술을 퍼마시고 늘어진 그에게 ‘남자 대 남자’로 이야기했다. “사장님은 여자가 싫으세요?”“미쳤어? 여자가 싫긴 왜 싫어.”“두렵고 무서운 존재라면서요.”“여자와 여직원은 다르지.”“애매하네. 무슨 뜻이에요?”“...

아내바라기

얼음에서 꽃이 피면 누가 더 아플까.꽃의 뿌리에 균열된 얼음?차가움에 몸서리치는 꽃?아마도 양쪽 모두 죽도록 고통스럽고 아프겠지.얼음도, 꽃도...그러나 고됐던 만큼 강해지고 견고해질 거야. 얼음도, 꽃도...“네 얼음심장에서 꽃이 피어나길 바라. 내 아내, 한인설.”그 남자 류하윤의 아내바라기.-본문 중에서-“머리카락으로 ...

상흔을 넘어

“늘 죄를 짓는 기분이었어요. 안 된다는 걸 알게 된 때부터 언제나…….”세상 밖으로 난생 처음 꺼낸 이야기였다. 너무도 죄스러웠기 때문에 무덤까지 가져가야 할 이야기이리라 여겼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닌 그가 물어왔다. 당사자인 그가. 어쩌면 그의 앞이라서 꺼내놓을 수 있는 이야기인지도 몰랐다. 온몸이 죽...

나쁜 선물

치열하게 차갑고 이기적인 남자, 장건욱.“난 네가 날 사랑하기 바라.”그는 그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유치한 사랑 따위는 애초에 관심도 없었다.그에게 여자는 비루한 앙갚음의 수단일 뿐이었다. 심장이 고요하게 잠든 여자 유해인. “당신은 사랑을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으면서 소유욕이 강해요. 그거 아주 못된 심보예요.”그녀는 미친 사랑을 선택했다.외로운 사랑이 될 것을 알면서도 그에게 빠졌다. 철저한 그의 이기심마저 애틋하게 사랑했다.하늘이 그녀에게 보낸 나쁜 선물.[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개정한 작품입니다.]

장난감 교향곡

연주가 시작된다.한 여자를 독차지하려는 남자의 가슴이 거친 사랑, 독한 사랑, 절대적인 사랑을 연주한다. “네까짓 게 감히 도망을 쳐?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가 찾아줄게. 각오해.”격정적이고 격렬한 리듬의 음악이 여자를 몸서리치게 한다. 그녀는 맹목적인 속박을 연주하는 그의 음악에서 벗어나고 싶다.“넌 날 가졌지만 마음과 영혼은 가질 수 없어. 내가 진심으로 사랑할 사람은 네가 아니야.” 너와 나.이별이 필연적인 우리가. 영원히 함께할 수 있을까? [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닥터의 하트 레이트

-닥터 블랙 속편-<소개글> 광성종합병원의 동갑내기 레지던트 1년차 김호현과 장희선.인턴 시절 줄곧 불편한 사이었던 호현과 희선은 수련의 과정을 마친 2월 28일 화끈하게 사고를 쳤다! 술. 김. 에. 호. 텔. 에. 서.“널 보며 내 하트 레이트(심박동수)가 빨라지는 일은 없을 테니 염려 마.”“마찬가지야.”기회가 되면 곧잘 뜨거워지면서도 여전히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모두에게 친절하고 상냥하지만 오직 희선에게만은 까칠한 호현.털털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이지만 사랑에서만은 작아지는 희선.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호현과 희선의 은밀한 밀. 당.

닥터 블랙

“선생님, 강인석 교수님의 별명이 왜 블랙이에요?”“만나 보면 알아. 블랙의 섬세함을 직접 느껴 봐.” 광성종합병원 햇병아리 인턴 윤보림은 성인심장전문의 강인석을 만나보고 큰 소리로 고래고래 외치고 싶었다. 알았어요!강인석 교수님이 왜 ‘블랙’인지.그분과 대화하고 내 머리가 새까매졌어요. 티끌 한 점 없이 아득하게.느꼈어요!블랙의 섬세함을.그분은 몹시 치밀하게 내 머리를 검은색으로 물들였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꼼. 꼼. 히.

여름밤 소나타

슬프도록 아름다운 이름 우장미. 하얀 장미꽃처럼 화사하게 웃는 그녀는 짝사랑한 남자에게 고백하고 빵 차였다.“난 너처럼 웃음이 헤픈 여자는 싫어. 다른 데 가서 알아봐.”냉정하기 그지없는 그의 말이 그녀의 심장을 쿡 찔렀다. 시간이 강물처럼 흘렀다. 사랑의 시련 따위에 무너지지 않은 장미는 대양대학병원 레지던트 3년차가 되었다. 어느 날 그녀는 술을 잔뜩 마시고 과거에 자신을 빵 찬 남자에게 말했다. “선생님, 선생님을 위해서 밤에 피는 장미가 되어 줄게요. 이번에 큰맘 먹고 장미 한 그루 길러 보세요.”무더운 여름밤, 웃음이 헤퍼서 슬픈 닥터 로즈의 관능 소나타가 울려 퍼진다.관능적인 그녀의 몸짓에, 마취된 듯 깊은 수면에 빠진 그의 사랑이 시나브로 깨어난다.

잔인함의 향기

그에게서는 잔인한 향기가 난다.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함의 향기.그를 왜 흑랑(黑狼)이라 부르는지 알 거 같다.-황오색호접 소유혜.그녀는 그를 사랑할 수 없었다.살육을 일삼는 짐승처럼 비릿한 피의 잔향을 지닌 그를 비난하고 원망해야 옳았다. 하지만, 하늘에서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빗물처럼 그가 그녀의 가슴에 스며들었다. 그녀는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