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베 란 실페리온은 중매쟁이다.첫 만남부터 시작해 결혼까지 성사시키는 그녀는 고객들의 높은 만족도 덕에 어린 나이에도 사교계의 유명인사다. 그런 그녀의 앞에, 대공가의 아들이라는 사람이 나타났다. 세이메르 반 데메리크.천부적인 마법사이자 베일에 가려진 신비로운 대공가의 후계자.제국의 대공비이자 세이메르의 어머니가 그녀에게 의뢰를 해 왔다. 그 의뢰를 덥석 물고 세이메르에게 접근했으나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고상한 화법이 아닌 쿡쿡 찌르는 얄미운 언사, 우아한 사교가 아닌 전쟁 같은 신경전이었다. 아무래도 이 남자, 결혼시키기 전에 사람부터 만들어야겠다.
“누님은 나를 배웅하러 나가는 거지. 그리고 그 길 그대로 튀어. 튀라고. 가출해. 도망가. 아예 나가버려.” 가문 대대로 무예를 중시하는 데르키아 공작가에서 장녀로 태어난 이즈렐 폰 데르키아. 검술을 인정받아 왕국의 견습 기사단에 들어가 훈련받을 만큼 재능이 있지만 여자란 내조만 잘하면 된다는 주변의 시선이나 무섭게 성장하는 또래 남자아이들과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여자로서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 검술을 계속 해도 좋을지, 여인으로 사는 삶을 받아들이고 교양을 쌓아야 좋을지 고민하는 나날이 이어지며 이즈렐은 사는 것이 재미가 없어진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결정도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왕가로부터 청혼. 한술 더 떠 상대는 이즈렐이 혐오하는 재수 없는 또라이 왕자 페이테르라니! 하지만 죽으라는 법은 없던가. 이즈렐의 앞에 구세주가 등장한다. 그는 다름 아닌 똑똑한 남동생 아이젠! 구세주께서 말씀하사, 「누님이 나 대신 가는 거야. 아이젠 폰 데르키아의 이름을 써서, 황립 아카데미로.」 또라이 왕자와의 결혼도 피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검술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발레스티예 제국의 아카데미가 남학교라는 사실! 여기를 둘러봐도 저기를 둘러봐도 only 남자! 남자! 남자뿐인 아카데미 안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그녀의 운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