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해늘
단해늘
평균평점 4.00
너의 죽음이 보여
4.0 (2)

에샤나 아스는 사고를 당한 이후로 사람의 수명이 보인다.머리 위에 나타나는 그 사람이 죽을 날짜와 사인.그 글자가 검은색이면 그녀가 도와줄 수 있어서 때때로 마을 사람들을 위험으로부터 구하곤 했다.“오늘 호수에는 가지 않는 게 좋겠어요. 뱃놀이하기엔 날이 너무 추우니까.”저 사람은 오늘 호수에 빠져 죽을 뻔했다.이렇게 사람들을 구한 게 적지 않아서 그럴 때마다 마을 사람들은 입을 모아 그녀에게 말했다.“넌 정말 행운의 아이구나!”글쎄, 딱히 죽음이 보이는 게 행운 같지는 않은데.그러나 바꿀 수 없는 게 있다면, 붉은색으로 보이는 수명. “나를 구해.”제국력 422년, 평화로운 어느 날의 저녁.집 앞 마당에 쓰러져 있는 피투성이 사내. 그리고 그 피보다도 선명한, 당신의 수명.[427년/사인:에샤나 아스.]내 이름이 왜 저기에 있어?

새 남편을 구합니다

리아트 프시키아는 가문에 돈이 없어서 팔려나가듯 결혼했다가, 반역에 휘말려 죽음을 겪는다. 남은 수명을 대가로 회귀한 그녀는 반복된 죽음의 끝에 반역자 남편의 목을 황제에게 바치면서 마침내 회귀의 고리를 끊는다. ​ 공로를 인정받아 얻은 영지에서 다량의 마정석이 나오며 제국 최고의 부자까지 되는데. 모든 이들의 부러움을 사는 리아트 프시키아는 삶이 딱 1년 3개월 남았다. 그러한 그녀가 바라는 것은. ​ "사랑을 할 거야." ​ 제국 전역에 리아트 프시키아의 새 남편을 구하는 대회 공고가 붙는다. 남편 될 자는 몸이 좋아야 하니 검술 시험, 감수성도 있어야 하니 문학 시험, 인성도 봐야 하니 교양 시험까지. ​ 대회를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바쁜데 그녀의 목숨을 노리는 이들까지 있으니……. ​ *** ​ “왜 미친 여자란 소문을 듣고서도 그 여자를 무시하지? 보통 미친 사람이란 걸 알면 그 앞에선 몸을 숙이지 않나?” ​ 한 걸음, 리아트가 사내에게 다가갔다. ​ “도무지 이해가 안 돼.” “…….” “미쳤다는 소문의 시작은 분명, 전 남편의 목을 직접 벴다는 내용일 텐데…….” ​ 쩍 굳어버린 사내의 얼굴을 바라보며 리아트가 곧 부드럽게 웃었다. 세상에서 가장 다정하고 온화한 사람처럼 미소한 리아트가, 몹시도 소중한 것을 대하듯 손을 내뻗어 사내의 목을 톡톡 두드렸다. ​ “응? 목 관리는 잘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