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요! 결혼도 싫은데, 저런 애송이 같은 애랑 어떻게 결혼을 해요?” 할아버지의 강요로 유학 대신 결혼을 하게 생긴 유성 그룹 외동딸, 나현. 4살이나 어린 데다, 갓 성인이 된 시준은 당돌한 제안을 한다. “유학 가 있는 동안 남편으로서 일체 간섭하지 않을게요. 그러니까, 결혼해요. 나랑.” 하지만 10년 후, 이혼은커녕 얼굴도 가물가물한 남편과 신혼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우리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가볍게 얘기하지 말아요.” 게다가 그간 무미건조했던 남편 또한 이상해졌다……? “건드리지 마.” “왜요?” 나현은 그런 그가 어색하고 피하고만 싶은데. “나는… 늘 당신을 만지고 싶고.” “…….” “느끼고 싶고 귀염 받고 싶고 예뻐해 주고 싶은데?” 마냥 어리게 봤던 그가 서서히 남자로 다가온다. “나만 만질 수 있는 거니까, 나만이 누릴 수 있는 특혜니까, 실컷 누릴 거예요.”
‘제가 하겠습니다. 대표님 남자.’ 맞선봐라, 결혼해라, 닦달하시는 아버지를 속이기 위해 4년 동안 함께한 완벽한 훈남 비서, 서한에게 계약 결혼을 제안하는 ‘오가그룹’의 후계자. 연지. 분명, 아무 감정 없이 시작한 계약 결혼이라 확신했는데, 첫날밤부터 그의 예상 못 한 고백을 받게 되었다. “전 연지 씨가 좋아서 한 결혼입니다. 상사 말고, 여자로.” 그는 그 뒤로 틈만 나면, 연지에게 들이대기 시작하는데, “같이 자면 안 됩니까?” “전 연지 씨의 밤을 갖고 싶습니다.” “지금 내 몸의 향과 연지 씨의 몸의 향이 똑같아요.” 분명 일 잘하는 충실한 비서 그 이상은 아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연지의 머릿속에 그의 말이 자꾸만 맴돈다.
재건그룹을 이을 유일한 후계자, 서도준.어린 시절 사고의 후유증 때문에 그는 매 순간 서윤이 필요했다.그래서였다. 친구라는 이유로 낙하산 꼬리표를 달고서도 비서로 남아 있었던 건.하지만 도준과 서윤 사이의 음흉한 소문에 도준의 자리가 위험해지자, 그녀는 결정해야 했다.“대표님 곁에 붙어 있는 거, 더 힘들어서 못 해 먹겠습니다.”그래서 했다. 거짓말을.“선 지키지 않으시면 사직서 내겠습니다.”그러면 지켜질 줄 알았다. 두 사람의 아슬아슬했던 거리가. 그런데…….“억울해. 평생 네 친구나 상사 따위로 살아야 하는 게.”도준은 오히려 더 무섭게 좁혀 왔다. 남자로서.“내가 억울한 건, 곧 죽어도 못 견디거든. 그래서 때려치우려고. 네 친구랑 상사.”“…….”“너한테 상처 안 줄 자신 있어. 그러니까, 너도.”뜨거운 숨결을 귓불로 한껏 밀어 넣으며.“나한테 친구나 비서 따위로 남아 있을 생각 집어치워.”
신비로운 동물 ‘파란사슴’에게 물린 후로 친구 아실리와 영혼이 바뀐 주디 그랜트. 그로 인해서 알게 된 사실은 자신이 사랑하던 약혼남 웨슬리와 친구가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조차 못했던 소꼽친구, 테오 크로퍼드의 마음. “표현 안 하고 속으로 끙끙거리면서 후회한 시간이 몇 년이야. 그러다가 시답지 않은 놈에게 널 빼앗겼고.” “…….” “이제 그딴 짓 안 해. 시도 때도 없이 표현할 거야. 그래서 네 귀에, 네 머릿속에, 네 마음속에 죄다 박아 놓을 거야.” “…….” “‘테오 크로퍼드만큼 날 좋아하는 남자는 없다.’라는 것을.” 영혼이 바뀐 자신을 죽이려는 아실리를 피하여 시작된 소꼽친구와의 가짜 부부놀이. 절대 남자로 느끼지 않을 것이라 여겼던 그가, 조금씩 남자로 느껴지기 시작한다.